“다둥이 양육 힘들지만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삶의 원동력”
“딸 원·투·스리·포에 아들 원까지…매일이 에피소드죠”
다자녀 간부 한 지역 근무·넓은 관사·육아시간 보장 등 도움
1남 4녀 다둥이 아빠인 고종성 공군 중사는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아이들을 키운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지만 어려움보다 즐거움과 행복이 훨씬 크다고 주변에 자신 있게 이야기합니다”고 말했다. 고 중사 부부와 5남매가 막내딸 출생 50일을 맞아 찍은 가족사진. [공군 제공]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딸 원, 투, 쓰리, 포에 아들 원까지 하루하루가 에피소드일 정도로 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아이들을 키운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지만 어려움보다 즐거움과 행복이 훨씬 크다고 주변에 자신 있게 이야기합니다”
공군 제11전투비행단 항공정비전대 부품정비대대에서 비행훈련장치정비사로 근무하는 고종성(41) 중사는 다둥이 아빠다.
아내 오미경 씨와 5개월 전 막내딸을 출산하면서 부부와 1남 4녀의 자녀까지 7명의 대가족을 꾸리게 됐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치열한 경쟁 속 결혼과 출산을 미루면서 비롯된 인구절벽과 가파른 고령화 진행으로 인해 가까운 미래 안보 위협은 물론 국가소멸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고 중사 역시 이런 시대에 다자녀를 키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자녀 양육은 경제적 부담, 개인 여가시간 변화, 사회적 압박 등 여러 고충이 뒤따른다”며 “막내딸을 출산하고 아내 손을 꼭 잡고 미안하고, 고맙다고 얘기했는데 넷째, 다섯째를 낳으면서 경제적·체력적 문제와 함께 앞으로 가장의 무게가 더 늘어나는 것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 중사는 “자녀 양육에 따른 어려움보다 즐거움과 행복이 훨씬 크다”면서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 즐거운 일은 5배를 넘어 그 이상이 되고, 슬픈 일이 생기더라도 훨씬 줄어들지 않겠습니까”라며 다둥이 아빠로서 느끼는 행복의 크기는 고충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단언했다.
그는 “최근 딸 원, 투, 쓰리가 매일 작은 일로 다투고 친해지기를 반복하며 일상을 보내는데 딸 쓰리의 생일이 다가와 두 언니가 모은 용돈으로 몰래 어떤 선물을 준비할지 엄마와 속삭이자 셋째가 ‘나 빼고 엄마랑 언니들만 얘기한다’고 울먹이며 이른 적이 있었다”면서 “생일날 선물과 함께 언니들이 준비한 거라고 얘기해주자 ‘언니들 너무 사랑해’라고 말하고 언니들은 뿌듯해하던 모습은 다자녀를 키우기 때문에 느낄 수 있었던 행복이었다”고 소개했다.
고 중사의 가정에선 딸 원, 투, 쓰리와 아들 원에다 이제 딸 포까지 더해지면서 행복한 일화도 더 늘어나게 됐다.
조용석(29) 육군 하사는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행복한 시간들은 그 무엇보다도 제게 힘이 되는 삶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조 하사 부부와 7남매 가족사진. [육군 제공] |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일곱 남매 다둥이 아빠가 된 육군 1군단 방공단 소속 조용석(29) 하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조 하사는 “저출산 시대에 자녀계획을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고, 저 역시 다둥이를 양육하며 경제적으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고 지치기도 한다”면서도 “그래도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행복한 시간들은 그 무엇보다도 제게 힘이 되는 삶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조 하사는 어쩌다 일곱 남매 중 한두 아이를 데리고 편의점이라고 가면 아이들이 자기 것만 챙기는 게 아니라 “동생 건? 언니, 형, 누나는?”하며 서로 챙겨주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취재 과정에서 다둥이 군인 가족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다시 한 번 떠올랐다.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예하 해상전탐감시대에서 근무하는 신원철(36) 중사는 3남2녀 다둥이 아빠다.
신 중사는 “함정에서 근무하던 시절 둘째 아이가 많이 아팠는데 함정 근무 특성상 마음만 졸일 수밖에 없었다”며 “당황한 아내가 119가 아닌 마침 육상부대에서 근무중이던 선배 부사관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선배가 한걸음에 달려와 병원 응급실로 향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다자녀를 키우는 입장에서 경제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 없어 맞벌이를 하고 있는데 다자녀 간부의 경우 한 지역에 오래 근무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 아이들 교육이나 아내의 직업 안정성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며 “다섯 아이 모두 해군 어린이집을 다닐 수 있었고 셋째 아이까지 2년 6개월의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도 육아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신 중사는 그러면서 “뉴스 등을 통해 접하는 저출산 정책을 보면 출산이 예정돼 있거나 갓 출산한 가정에 대한 지원이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아이가 커갈수록 지출이 더 많아지는 만큼 이미 육아 중인 가정에 대한 지원책도 보다 보완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원철 해군 중사는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아이가 커갈수록 지출이 더 많아지는 만큼 이미 육아 중인 가정에 대한 지원책도 보다 보완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신 중사 부부와 5남매 가족사진. [해군 제공] |
고 중사 역시 “부대에서 아침 또는 저녁에 자유롭게 육아시간을 쓸 수 있도록 배려해줘 둘째부터 넷째까지 키울 때 아내와 함께 아침 준비를 할 수 있었다”며 “다자녀 복지정책으로 넓은 평수의 관사로 이사할 수 있어서 아이들과 불편함 없이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제가 근무하는 공군 11전비 단장님과 전대장님, 대대장님, 부사관단, 기지교회, 그리고 대구 동구청과 동구지역발전회에서 많은 격려와 축하금, 과일바구니 등을 보내줘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둥이 군인가족들의 입을 통해 인구절벽에 직면한 대한민국에서 저출산 문제와 독박육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의 관심과 함께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뻔한 해법’이 또다시 확인되는 셈이다.
1남 4녀 다둥이 아빠인 고종성 공군 중사는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아이들을 키운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지만 어려움보다 즐거움과 행복이 훨씬 크다고 주변에 자신 있게 이야기합니다”고 말했다. 고 중사의 5자녀가 막내딸 100일을 기념해 찍은 사진. [공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