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앞-韓 외교부 직제개편…흐릿해진 상징성
지난 1월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가운데)과 정박 미국 국무부 대북고위관리(오른쪽),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수석대표협의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미 국무부에서 북핵외교를 담당해 온 고위관리가 최근 사임했다. 북핵수석대표를 맡아온 대북특별대표에 이어 대북고위관리까지 공석이 되면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와 취임식까지 상당기간 공백상태가 이어질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 국무부는 9일(현지시간) 정박 미 국무부 대북고위관리 겸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가 5일자로 사임했다고 밝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2021년 취임 이후 그가 보인 북한 문제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헌신과 강한 리더십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정박 대북고위관리는 성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재임 시절 대북특별부대표를 맡아왔으나, 성김 대표가 사임한 이후 올해 초부터 대북고위관리 직함으로 북핵수석대표 역할을 맡아왔다.
국무부는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동아태 차관보가 대북고위관리 역할을 대리하고, 세스 베일리 국무부 한국.몽골 담당 과장이 대북특별부대표직을 겸직한다고 밝혔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컨트롤타워가 공석 상태가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였던 2021년 5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대북특별대표에 성김 당시 동아태 차관보 대행을 깜짝 지명했다. 취임 후 4개월만에 대북특별대표를 지명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켰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성김 대표가 퇴임한 이후 대북특별대표를 임명하지 않았고, 올해 초부터 정박 대북특별부대표가 ‘대북고위관리’라는 직함으로 역할을 맡아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박 대북고위관리의 사임으로 크리튼브링크 동아태 차관보가 대북정책을 감독하게 되면서 대북고위관리 자리마저 공석이 된 것이다.
우리 외교부 역시 최근 조직개편으로 대북정책을 담당하는 주요 보직이었던 한반도평화본부를 외교전략정보본부로 교체했다. 한반도평화본부장이 맡아왔던 북핵수석대표 역할은 현재 조구래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이 맡고 있으나, 정식 북핵수석대표 직함은 주어지지 않았다. 북핵수석부대표는 변경된 직제에 따라 외교전략정보본부 내 한반도정책국장이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핵외교를 상징하는 한미 양국의 담당 직제 변경과 공석으로 대북정책의 선명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향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대북정책기구 재편여부, 대북정책을 담당할 책임자까지 장기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