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서풍 따라 살포…국군의 날 비 피한 듯
북한이 날려 보낸 대남 쓰레기 풍선이 2일 오전 서울 상공을 날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2일 또다시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에 나섰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북한이 대남 쓰레기 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부양하고 있다며 “현재 풍향 고려시 경기 북부 및 수도권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적재물 낙하에 주의할 것과 떨어진 풍선을 발견하면 접촉하지 말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는 지난달 22일 이후 열흘만이다.
특히 76주년 국군의 날 바로 다음 날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북한의 이번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는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국군의 날을 맞아 고강도 대북 경고메시지를 보내고,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렌서가 한반도에 전개된 데 대한 반발도 내포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국군의 날 기념사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우리 군과 한미동맹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 종말의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미 전략폭격기 B-1B는 전날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 처음 등장하며 공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현시했다.
B-1B는 최대 속도 마하 1.25에 최대 1만2000㎞를 비행할 수 있으며 핵무기는 운용하지 않지만 최대 57t에 달하는 무장 장착이 가능하다.
김강일 북한 국방성 부상은 전날 발표한 담화에서 B-1B의 한반도 전개에 대해 “미국의 허세성 무력시위 놀음”이라며 “미국의 무분별한 군사적 허세와 정세 격화 책동은 기필코 자기 본토의 안보불안만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 부상은 이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은 조선반도(한반도)와 주변지역에서 입체적으로, 계단식으로 확대되고 있는 적대세력들의 군사적 도발 행위들을 절대로 좌시하지 않고 철저히 상응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면서 “미국의 무책임한 행위들로 하여 초래되는 임의의 안보 불안정 형세에도 주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강력한 전쟁억제력을 끊임없이 향상시켜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날 북서풍과 서풍 계열의 바람을 타고 쓰레기 풍선 살포를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국군의 날인 전날도 풍향이 오늘과 비슷해 쓰레기 풍선을 날려 보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비가 예보됐다는 점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회피한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선 겨울철 북서풍이 강해지고 건조해지기 때문에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이 계속될 경우 대형 산불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합참은 지난달 23일 북한의 쓰레기 풍선으로 국민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선을 넘었다고 판단될 경우 단호한 군사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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