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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크릿가든’, 비밀이 풀어지는 주원과 라임의 정원
그 정원의 크기만큼 숨겨진 비밀들이 있었다. 이제 비밀의 화원에 숨어 있던 비밀들은 하나씩 풀어지고 있다.

SBS ‘시크릿가든(극본 김은숙, 연출 신우철)’의 주원(현빈)과 라임(하지원)이 비가 오면 몸이 바뀐다는 것은, 물론 시청자는 알고 있지만 둘만의 비밀이었다. 가장 크고도 중요한 이 비밀, 두 사람을 제외한 가장 가까운 사람들도 몰라야하는 비밀이었다. 하지만 서로의 비밀을 낱낱이 알지 못하는 두 사람은 의외의 실수를 하고 만다.

지난 12월 26일 방송분에서 몸이 바뀐 주원과 라임은 오스카(윤상현)와 임 감독(이필립) 앞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아버지의 기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거만한’ 라임, 정신과 의사 지현를 알아보지 못하는 ‘공손한’ 주원이 오스카와 임 감독에게 이상하게 보이는 것은 당연했다. 결국, 두 사람의 첫 번째 비밀은 ’스위치’ 코드는 이렇게 폭로됐다.

몸은 바뀌었지만 이미 한 번의 경험은 두 사람을 단련시켰다. 비록 지인들에게 들켜버렸지만 철저한 준비로 서로의 생활에 적응하도록 애쓰고 있는 것. 이 과정에서 한 가지 비밀이 또 한 번 공개됐다. 1일 방송분에서였다.

주원은 라임에게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한다고 고백, “폐소공포증을 앓고 있다”면서 “이건 비밀이야, 너만 알고 있어야 한다”며 특별한 비밀을 또 하나 공개했다. 주원의 이 비밀은 향후 두 사람의 스토리 전개에 또 다른 행보를 전해줄 것이기에 눈길을 끄는 대목이었다. 게다가 다시 몸이 바뀐 두 사람, 그 때 주원은 엘리베이터 안에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하나의 복선이 흐른다. 이 복선은 세 번째 비밀을 풀기 위한 것. 그것은 엘리베이터 안에 갇혀 시름하는 주원을 배경으로 나오는 ‘소방관의 기도’다.

“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에는 아무리 강렬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 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떨고 있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중략) 신이시여! 내 형제가 추락하거든 내가 곁에 있게 하소서. 화염이 원하는 것을 내가 갖게 하시고, 그에게 목소리를 주시어 내가 듣게 하소서. 저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케 하시고, 제가 최선을 다할수 있게 하시어 저희 모든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지키게 하여 주소서. 신이시여! 내 차례가 되었을 때를 준비하게 하시고, 불평하지 않게 강하게 하소서. 가 들어가서 어린아이를 구하게 하소서. 나를 일찍 거두어 가시더라도 헛되지는 않게 하소서. 그리고, 내가 그의 내민 손을 잡게 하소서.”

드라마에서 소방관이었던 라임 아버지의 음성을 통해 들리는 이 ‘소방관의 기도’는 드라마 방영 이후에도 시청자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시는 실제 미국 캔자스의 한 소방관이 화재는 진압했으나 어린이 3명을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방관의 기도’는 강력한 복선이었다. 

이는 앞서 주원과 라임의 몸이 바뀌었을 당시 주원은 라임의 사물함에 붙여진 라임 아버지의 사진을 보며 말하는 ”어딘선가 많이 뵌 것도 같고, 아주 친근하고 그렇다“는 말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진 복선이었다.

복선이 이것뿐이라면 다소 아쉬울 수도 있다. ‘소방관의 기도’에 이은 또 한 번의 복선은 2일 방송분에서 한 번 더 등장했다. 주원은 달력을 들여다보다 라임의 아버지 기일과 자신의 사고 날짜가 같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를 의아하게 생각해 오스카에게 사고의 진실이 무엇이냐고 묻지만 이미 너무 아픈 기억은 잊고 만 주원은 스스로 기억을 더듬어야 한다는 난관에 부딪힐 뿐이었다.

복선은 ‘위기’를 만드는 단초가 된다. 의외의 만남은 라임과 주원의 어머니, 문분홍 여사였다. 이 의외의 만남이 이뤄진 장소는 더 의외였다. 바로 라임 아버지의 납골당이었다. 주원을 구하고 죽은 사람이 라임의 아버지였다는 것을 알게 된 두 사람, 라임에게는 운명의 장난이었고, 분홍에게는 비극적인 과거였다. 이들의 위기는 이렇게 마무리됐다. ”이 일로 주원의 발목을 잡지 말고 곁을 떠나달라“는 어머니의 대사였다.

이제 주원과 라임은 자신들 앞에 놓인 또 다른 비밀들을 풀어가며 절정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드넓은 정원의 크기만큼의 향을 품은 비밀들이 하나씩 풀어질 때마다 시청자들은 긴장감을 놓지 못하며 다음회를 기다리고 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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