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로체 이노베이션과 후속모델인 K5를 더해 모두 7만9491대의 중형 승용차를 판매했다. 이는 직전년도 4만9054대에 비해 62%나 늘어난 실적이다. 지난해 4월 출시돼 5월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 K5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 덕에 기아차는 베스트셀링카 쏘나타를 앞세워 15만2023대를 내다판 현대차에 이어 중형 승용차 2위에 랭크됐다. 현대차와 합병되기 전인 1996년 9만1982대를 판매하며 2위에 오른 이후 처음이다. 그 동안 기아차는 대우자동차(현 GM대우)와 르노삼성 등에 밀려 중형차 부문 3~4위권을 오르내리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기아차가 중형 세단 2위에 오르면서 주력인 SM5를 앞세워 지난 2001년부터 2009년까지 9년 연속 현대차에 이어 이 부문 2위 자리를 지켰던 르노삼성은 두 자릿수 연속 2위라는 대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특히 르노삼성은 작년 1월 신형 SM5를 출시하며 지난 2002년 10만775대 이후 최대인 7만7381대를 판매했음에도 2위 자리를 기아차에 내줘 안타까움은 더 컸다.
4위에 머무른 GM대우는 경쟁업체들의 공격적인 신차 출시와 적극적인 마케팅에 밀려 작년 한 해 동안 5253대의 중형 승용차를 판매하는 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이 실적은 1996년 이후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형 세단 판매량 중 가장 낮은 수치였다. 하지만 GM대우는 올해 중형 세단 신차를 준비하고 있어 새로운 도약이 기대된다.
한편, 기아차는 K5, 스포티지R 등 신차 돌풍에 힘입어 작년 국내에서 48만4512대의 자동차를 판매하며 33.2%의 내수점유율을 기록했다. 기아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30%를 웃돈 것은 15년만에 처음이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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