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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 봉급 대폭 올리며 물가 잡아?
새해 물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휘발유 값이 리터당 2000원을 넘나들고, 도시가스와 액화석유가스(LPG)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 설탕과 밀가루 국제 시세 상승으로 라면ㆍ제과류 등 식료품 값 인상이 불가피해졌으며, 채소류 등 신선식품과 고등어ㆍ갈치 등 수산물 가격도 천정부지다. 설 명절까지 다가오고 있어 서민들은 장바구니 들기가 겁이 난다. 급기야 이명박 대통령은 올해 첫 국무회의에서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정부는 부처별 물가 관리방안을 마련하는 등 대책에 부심하는 모습이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개월 연속 3%를 넘는 등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정부는 공무원 임금 5.1% 인상을 결정했다. 물가 상승률을 한참 벗어난 인상 폭도 납득키 어렵지만 물가 대책 자리에서 그런 결정을 했다는 것이 놀랍고 충격적이다. 공교롭게도 그 자리에서 대통령은 ‘전쟁’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며 비장한 각오로 물가 3% 이내 억제를 당부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2년 만에 공무원 봉급을 올린다고 하나 그 폭이 물가 억제 목표와 실질성장률을 훨씬 넘어설 정도라면 곤란하다. 물가 잡기 전쟁을 한다며 정작 공무원 임금 인상이 물가를 압박한다면 소가 웃지 않겠는가. 공무원 급여 인상은 민간 부문에 큰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이제 곧 임금 인상 춘투(春鬪)가 시작되면 각 사업장은 공무원 급여 인상률을 근거로 그 이상의 인상을 요구할 게 뻔하다. 자칫 노사 갈등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모로 따져봐도 이번 공무원 급여 인상은 지나치다.

공무원은 급여가 넉넉하지 않다 해도 그동안 많이 현실화했다. 또 사회적으로 충분한 대우도 받고 있다고 본다. 정년까지 신분이 보장되는 직업의 안정성은 물론 공무원 신분이란 이점이 만만치 않다. 9급 공무원 채용 시험에 외국에서 석ㆍ박사 학위를 받은 인재들이 몰리는 등 선망의 직업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런 공무원들의 급여 인상이 그렇게 급할 게 있는가. 자리만 지키는 과잉 공무원이 있는 것도 모르지 않는다. 억대 연봉 장관이 되려고 그렇게 험한 청문회를 불사하는 세태와도 동떨어진다. 임금 얼마 올렸다고 부정이 깨끗이 사라지기라도 한단 말인가. 선거철이 임박해 오는데 괜한 오해 사는 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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