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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왕에서 마릴린 먼로, 링컨까지 실존인물 영화 붐
지난해 미국 영화계에서 화제는 단연 ‘소셜 네트워크’였다. LA, 보스턴,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각 지역의 거의 모든 평론가협회서 이 작품을 ‘올해 최고의 영화’로 선정했다. 골든글로브상 후보에서도 ‘소셜 네트워크’는 6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수상이 가장 가장 유력한 작품으로 떠올랐다. 올해 아카데미영화상 수상을 위한 경쟁에서도 맨 앞에 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화제를 더한 것은 지난 연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소셜 네트워크’의 실존 모델인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를 시발로 할리우드에서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붐을 맞고 있다. 국내에서도 줄줄이 개봉할 예정이다.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에서 ‘소셜 네트워크’와 각 부문에서 경쟁할 작품 중 ‘킹스 스피치’와 ‘파이터’ ‘127시간’ ‘카를로스’ 등도 모두 실존인물의 삶을 다룬 작품들이다.

골든글로브상에서 최다인 7개 부문 후보작이 된 ‘킹스 스피치’는 2차대전 당시 영국왕 조지 6세가 주인공이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부친인 조지 6세는 형 에드워드 8세가 결혼문제로 갑작스럽게 퇴위하자 왕위를 이어받았다. 영화는 어릴 때부터 신경성 말더듬증을 앓고 있던 조지 6세가 왕위에 오른 후 언어치료사의 도움으로 장애를 극복하고 영국민이 존경하는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타이틀롤을 맡은 콜린 퍼스는 이미 올해 최고의 남자배우로 미국 평단으로부터 만장일치의 찬사를 받고 있으며 내년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의 유력한 수상후보이기도 하다. 

‘파이터’는 복싱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미키 워드의 이야기를 담았다. 아일랜드 출신 미국인으로 ‘아이리쉬’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 미키 워드는 라이트웰터급 세계챔피언이던 지난 2002년과 2003년 아투로 가티라는 선수와 3차례에 걸쳐 복싱사상 기념비적인 대결을 펼쳤다. 한 발도 물러서지 않으며 녹다운을 주고받는 난타전을 벌였으며, 매 경기 이후 두 선수는 심각한 부상과 충격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영화는 미키 워드가 미국에 정착한 아일랜드출신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나, 최고의 파이터였지만 마약중독에 빠진 형을 대신해 가족들의 희망과 기대를 안고 링의 승리자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렸다. 마크 월버그와 크리스천 베일이 주연을 맡았다.

대니 보일 감독의 ‘127시간’은 미국의 산악등반가인 애런 랄스턴의 조난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애런 랄스턴은 지난 2003년 5월 유타주 몹 근교의 블루 존 계곡을 오르다 바위가 굴러떨어져 팔이 끼이는 사고를 당한다. 그는 완전히 고립되고 몸을 옴싹달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오줌을 받아 마시면서 버텼으나 결국 생존 가망성이 없다고 판단, 바위에 자신의 생년월일과 이름을 남기고 캠코더로 가족들에게 전하는 유언을 촬영까지 했다. 그렇게 닷새간을 견딘 그는 절체절명의 선택을 하게 되는데, 바위에 낀 자신의 오른팔뚝을 날이 무딘 산악용 나이프로 자르기로 한 것이다. 그는 결국 살아났고, 이 사투와 생존기는 소설과 영화로 담겨졌다. 

희대의 테러리스트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도 있다. 프랑스와 독일 합작영화 ‘카를로스’다. 주인공인 ‘카를로스 더 재칼’은 1970년대 암약했던 베네수엘라출신의 테러리스트다. 냉전시절 공산주의 조직과 아랍민족주의단체 등과 연계해 대형 암살, 테러사건을 일으켰던 인물. 특히 1975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빈 본부 폭파테러로 악명을 떨쳤으며 1994년 수단에서 체포돼 프랑스에서 종신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영화는 올리비에 아사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3부작 TV 미니시리즈로 프랑스에서 첫 선을 보였으며 5시간짜리 극장판이 올해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서 상영됐다.

피터 위어 감독의 ‘웨이 백’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1940년, 역사상 최악의 시베리아 강제 노동수용소라 불리는 ‘캠프105’를 탈출한 7명의 수감자들이 자유를 얻기 위해 시베리아에서 인도까지 걸어서 6500km를 횡단한 사건을 그렸다. 25세의 나이에 수용소로 끌려갔던 실존인물 슬라보미르 라비치의 회고록을 원작으로 했다.

현재 기획ㆍ제작중인 실화 영화도 여럿이다. 특히 전설적인 여배우이자 1950년대 섹스 심벌이었던 마릴린 먼로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2편이나 돼 눈에 띈다. 오는 2월 미국ㆍ영국 개봉 예정인 ‘마이 위크 위드 마릴린’은 1957년작인 마릴린 먼로-로렌스 올리비에 주연 영화 ‘왕자와 무희’ 촬영 당시 마릴린 먼로와 그를 보좌했던 콜린 클라크의 이야기를 그렸다. 미셸 윌리엄스가 마릴린 먼로 역을 맡았고 캐네스 브래너가 로렌스 올리비에로 출연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엠마 왓슨도 조연으로 출연한다.

또다른 마릴린 먼로 영화는 2012년 개봉 예정인 ‘블론드’로 나오미 왓츠가 타이틀롤을 맡았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노예제도를 폐지한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럼 링컨을 주인공으로 한 ‘링컨’을 기획 중이며 대니얼 데이 루이스가 캐스팅됐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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