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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류 3.0’ 곳곳에서 ‘닥본사’ … 스마트돌에 빠진 지구촌
한류가 달라졌다. 지난 1999년 점화해 10년을 넘긴 아시아의 ‘한류(韓流)’ 열풍은 이제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

배용준, 장동건, 원빈, 이병헌 등 TV드라마 출신의 남자 배우들로부터 시작한 한류 열풍은 춤과 노래, 연기까지 다재다능한 가요계의 젊고 어린 아이돌 스타로 다변화됐다. 일본 중년 여성들로 대표되던 한류의 팬층도 10~20대와 중년의 ‘아저씨’들로까지 확대됐다. 한류 미디어도 첨단화했다. TV와 스크린, 음반 등 전통적인 엔터테인먼트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던 한류는 이제 위성과 인터넷, 휴대폰 등 유ㆍ무선 네트워크와 결합했다. 그 결과 한류는 국경과 시차를 넘어섰다. 첨단 미디어와 쌍방향, 실시간 네트워크를 상징하는 ‘스마트’와 춤, 노래, 연기에 능한 젊은 스타들을 뜻하는 ‘아이돌’이 신한류의 핵심이다.

바야흐로 한류 3.0 단계의 시작이다. UCC, SNS로 대표되는 커뮤니케이션 혁명과, 아이돌로 불리는 새로운 스타들의 출현으로 ‘제3세대’에 진입한 것이다. 세대 한류스타들을 꼽자면 동방신기와 빅뱅이 가장 앞섰으며 그 뒤를 소녀시대, 카라, 포미닛 등 걸그룹들이 이어 최근 폭발적인 스타덤을 누리고 있다. 슈퍼주니어, FT아일랜드, 씨앤블루 등도 빼놓을 수 없다. 배우로는 장근석, 이준기, 이승기, 한효주, 강지환 등이 배용준, 장동건, 원빈, 이병헌, 송승헌, 소지섭, 권상우 등 기존의 한류스타와 함께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의 인기 판도와 다르지 않게 된 것은 ‘실시간’ 교류를 가능하게 한 첨단 미디어 덕이다. 아이돌 가수들이 한 무대에 서는 국내 가요프로가 위성TV를 통해 동남아 일대에 한국과 시차없이 방영되고, 인터넷 ‘다시보기’는 어제 한국에서 방영한 드라마 에피소드를 오늘 해외팬들과 나눌 수 있게 했다. 국내에서 방영된 TV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이 견본시에 나와 매매협상을 통해 해외 각국의 방송국이나 에이전시 등과 수출ㆍ배급계약이 맺어지고 이것이 다시 현지에서 편성절차를 거쳐야 비로소 해외 시청자들을 만나던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전파 속도다.

실시간으로 K팝이 소비되는 건 ‘신한류’의 주요 특징이다. 배용준, 장동건, 이병헌, 원빈, HOT, 안재욱, 클론 등을 낳은 한류 1세대의 콘텐츠는 한국에서의 소비와 시차가 제법 났다.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나면 한참 지나서 현지에서 반응이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최근 한류의 무게중심이 드라마에서 걸그룹 등 아이돌 가수가 중심이 된 가요와 공연으로 옮겨가고, 한류의 수용자층도 아줌마 외에 10~20대 젊은 층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뉴미디어 시대의 소비 방식이 뒤따른다.

대중문화의 공장인 미국에서조차 ‘동방의 할리우드’라 일컫는 ‘제3의 한류’는 전 세계 메이저 SO(종합유선방송 사업자) 채널, 세계적 UCC 사이트인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킹(SNS)을 통해 시차 없이 세계 팬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 SNS, 팬덤의 진화=지구촌을 강타한 소셜네트워킹(SNSㆍSocial Networking Service)은 한류 산업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한류는 소셜네트워킹을 타고 세계 네티즌에게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다. 한류 스타들은 직접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등을 통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이야기들은 빠른 속도로 전 세계 네티즌과 공유된다. 중간 매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스타들이 팬들과 소통하게 됐다는 것은 대중문화계에서도 엄청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인터넷이 있는 곳이라면 이제 누구든 어디서든 한류 스타와 대화할 수 있고, ‘친구’가 되는 시대가 열렸다.

현재 트위터 등에서 가장 많은 팔로어를 자랑하는 연예인 대부분은 아이돌 스타다. 국내에선 슈퍼주니어의 동해가 팔로어 32만명으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김희철(3위ㆍ28만4000명), 최시원(4위ㆍ28만3000명ㆍ이상 슈퍼주니어), 닉쿤(5위ㆍ26만7000명ㆍ2PM) 등이 최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 위성 플랫폼, 국경(border)을 손쉽게 넘다=국내 지상파방송사도 메이저 위성 및 케이블 플랫폼의 주요한 채널에 상당 부분 진출해 자사 콘텐츠를 방송하고 있다. KBS의 경우 미국은 직접위성방송(DTH)인 에코스타(Echo Star)와 타임워너(Time Warner), 컴캐스트(Comcast), 콕스(Cox) 등 케이블방송에, 일본은 직접위성방송인 스카이퍼펙스티브이(Sky Perfex TV)와 제이콤(J:Com) 등 케이블방송에, 아시아에는 아스트로(ASTROㆍ말레이시아), 홍콩케이블(HK Cableㆍ홍콩), 스타허브(Star Hubㆍ싱가포르), SCTV(베트남), 스카이케이블(Sky Cableㆍ필리핀), 산사TV(Sansar TVㆍ몽골) 등 유명 채널에 자사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250만가구가 가입돼 있는 말레이시아의 아스트로는 동남아에서 가장 큰 위성 플랫폼이어서 대부분의 방송사가 공짜로 콘텐츠를 제공한다. KBS도 처음에는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다 1년이 지나면서 유료로 바꾸었고, 최근에는 200% 인상된 금액으로 콘텐츠 제공계약을 다시 체결하게 됐다.

▶유튜브, 시공간을 넘어선 한류의 소통 창구=한국 아이돌 스타와 관련한 UCC는 언제나 유튜브(YouTube.com)의 최고 인기 동영상 코너 상단을 도배한다. 지난 2008년 원더걸스의 ‘노바디’를 시작으로 소녀시대의 ‘지(Gee)’는 아시아 및 미주 대륙을 넘어 유럽에서도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했다. ‘Gee’의 뮤직비디오는 현재까지 유튜브에서만 3300만건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유튜브의 힘은 소녀시대가 이미 일본에 진출하기도 전에 수만명의 팬이 일본 내에 결성되는 효과를 낳았을 뿐 아니라 일본 진출 쇼케이스에만 2만2000명이 몰려드는 결과를 가져다줬다.

동방신기가 일본에 진출할 때만 해도 일본에서 길거리 콘서트부터 시작해 거의 원점(?)에서 인지도를 쌓아나갔지만, 소녀시대와 카라 등의 걸그룹은 일본에 진출하기 전 이미 그들이 부른 노래와 뮤직비디오의 유튜브 조회 건수가 수백만건을 기록한 상태였다. 그래서 소녀시대의 쇼케이스는 갑자기 3회로 늘어났다.

유튜브에는 현재 일명 가요계 ‘빅 3’로 불리는 SM, YG, JYP엔터테인먼트는 물론이고 30여개의 국내 기획사들이 협약을 맺고 자신들만의 채널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또 MBC는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의 오디션을 유튜브를 통해 진행하는 등 한류 팬들의 소통 창구로 이용하고 있다.

서병기ㆍ이형석 ㆍ홍동희 기자/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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