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격이 다른 재해와 만날 경우 국제사회에 우려할 만한 재앙을 낳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7일(현지시각),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글로벌 쇼크’를 분석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단독으로 발생한 사이버 공격 가운데 글로벌 재앙을 초래한사례는 많지 않지만, 다른 형태의 재해를 동반한 사이버 공격은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을 몰고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인터넷망의 근간이 되는 프로토콜 또는 인공위성과 같은 핵심 통신시설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의 경우, 단독으로 발생하면서도 국제사회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사례라고 지목했다. 이어 이 같은 경우는 드물며 사이버 협동 공격 또는 다른 재해와 사이버 공격이 동시에 일어날 때 “퍼펙트 스톰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각국 정부들도 사이버 공격에 대한 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은 군사조직 내 사이버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사이버 사령부를 신설했으며, 영국도 지난해 10월 자국에 발생할 수 있는 외부공격 유형 가운데 하나로 사이버 공격을 선정하고 이 분야에 10억 달러 이상의 예산 편성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신흥국들은 사이버 공격을 미국의 군사력에 도전하기 위한 일종의 군사적 도구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 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한 악성코드 ‘스턱스넷(Stuxnet)’의 사례를 보면 사이버 공격이 군사적 도구로 충분한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 이스라엘이 미국의 지원을 받으며 이스라엘의 디모나(Dimona) 비밀 핵시설에서 스턱스넷 검증시험을 진행해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OECD는 사이버 공격이 미래의 전쟁에서 흔히 사용될 군사전략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전 세계 주요 컴퓨터 시설 대다수가 잘 보호돼 있어 컴퓨터만을 이용하는 ‘사이버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 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이안 브라운 박사 역시 사이버 공격이 통신, 에너지, 금융, 교통 등 주요 인프라와 민간부문 시설을 겨냥하는 경우도 많아 군사적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실수라고 지적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