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살상 무기 개발 가속도
우리 해군의 ‘아덴만의 여명’ 작전 성공을 계기로, 해적 등에 의한 해상 납치 또는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물대포, 음향대포, 레이저발사장치 등 비살상 무기들이 잇달아 주목받고 있다. 이들 장비는 선박의 피랍을 사전 차단함으로써 고액의 보험료 및 몸값 부담 또는 위험한 군사작전을 줄일 수 있어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위험수역 통행시 1회당 5000만원(4만달러)가량 소요되는 무장 보원요원 탑승서비스에 비해 영구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삼성중공업은 해적선의 판별과 추적, 퇴치 등 전 과정을 조타실에서 원격 수행할 수 있는 ‘해적 퇴치 통합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항해정보 분석을 통해 해적선 판별, 고화질 나이트비전을 통한 추적감시, 물대포 원격발사 등이 가능하도록 했다. 레이더로 선박으로부터 10㎞ 이내에 있는 배들의 거리ㆍ속도ㆍ이동방향을 분석해 해적선으로 추정될 경우 선박에 미리 정보를 전달해 대피할 수 있게 한다. 해적선을 따돌리는 데 실패할 경우에는 최대 수압 10bar의 물대포를 쏴 해적을 퇴치할 수 있다. 10bar의 수압은 1㎠당 10㎏의 충격을 주며, 유효사거리는 70m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소음이 120㏈이 넘으면 미칠 것 같은 고통을 호소하며, 150㏈은 고막의 순간적 손상과 함께 수초 동안만 노출돼도 청력을 영구 상실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음향 송신기는 비살상 무기 중 가장 유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당 가격은 6000만원.
제이디솔루션은 또 상반기 중 유효사거리 2㎞의 비살상 ‘레이저 발사장치’도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말레이시아, 호주 정부로부터 시험 발주를 받은 상태다.
영국업체 BAE시스템스도 비살상형 ‘레이저포’를 개발 중이다. 지름 1m에 달하는 밝은 초록색 광선을 해적들에게 발사해 무력화시킬 수 있는 장비다. 레이저 광선을 맞으면 일시적으로 시력을 잃고 현기증을 느끼게 된다. 또 고휘도의 레이저빔은 선박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게 만들어 해적의 공격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시에 여러 개의 목표물을 한꺼번에 타격할 수 있고 유효사거리가 1.6㎞에 달한다.
한국선주협회 조봉기 이사는 “해적에 피랍되지 않도록 사전에 봉쇄ㆍ퇴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비살상 퇴치무기들이 잇달아 개발되고 있어 선박의 장착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