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낙마 사태에 대한 사과의 뜻을 전한 것을 두고 “안 대표가 대통령에게 ‘죄송합니다, 잘하겠습니다’라고 했다는데, 무슨 초등학생이 잘못하고 담임선생님께 용서비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아무리 여당이지만 청와대에서 정치권과 국회를 이렇게 무시해선 안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말로만 한나라당이 정치의 주도권을 가져오겠다고 하지 말고 제대로 얘기할 수 있는 집권여당 대표의 모습을 보고싶다”며 “대통령 앞에만 가면 자꾸 작아지는 ‘고개숙인 남자’가 되어선 대통령이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인 김영환 지식경제위원장에게 최중경 지경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요청하는 전화를 한 것과 관련,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하셔서 설득한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었다”라면서도 “그러나 민주당은 최 후보자의 자질, 도덕성 등 모든 것을 검토해서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했기 때문에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는데, 대통령은 ‘인사가 망사(亡事)’가 되지 않도록 최 후보자의 임명을 철회할 것을 거듭 건의한다”고 말했다.

<서경원 기자 @wisham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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