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ㆍ중 정상회담과 북한이 제안한 남북간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 수용으로 한반도 정세가 대화국면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26일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한한다. 이에 따라 스타인버그 방한을 계기로 남북대화와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대한 한ㆍ미-북ㆍ중간 치열한 외교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26일 새벽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뒤 오전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과 면담 및 오찬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스타인버그 부장관 방한길에 동행하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제프리 베이더 아시아담당 선임 보좌관과 성 킴 6자회담 수석대표,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배석할 것으로 알려져 최근 긑난 미중 정상회담 합의 후속이행 조치와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에 대한 한미간 심도있는 논의와 의견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스타인버그 부장관이 미ㆍ중정상회담 결과를 우리측에 자세히 설명하는 한편 향후 북핵 문제 등과 관련한 한미공조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25일 전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오후에는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하고 천영우 외교안보수석과도 면담한 뒤, 당일 저녁 도쿄로 출국해 27일 일본측과 협의를 갖는다. 이어 28일 중국 베이징으로 건너가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 등과 면담할 예정이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방한 기간 중 ‘선(先) 남북대화, 후(後) 6자회담 재개’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한미일 공조를 토대로 UEP 문제에 대한 안보리 대응조치를 적극 추진하자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북핵 관련사항은 이미 안보리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UEP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미국이 주도적으로 대응조치 논의를 이끌어나갈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UEP 문제에 대해 유엔 안보리 대응조치를 먼저 논의하자는 미국의 구상과는 달리 중국은 안보리가 아닌 6자회담에서 이문제를 논의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이 문제를 놓고 미중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가 이번주 중 북측에 천안함,연평도 문제 논의를 위한 군사 예비회담을 제안하면서 동시에 비핵화 회담을 함께 제의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에 따라 UEP 문제 처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다이 국무위원은 지난 23일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안보회의 서기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방문, 제5차 중ㆍ러 전략안보회의에 참석 중이며 25일 중 귀국한다. 중국은 또 가까운 시일내에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북측에 설명하기 위한 고위급 인사를 북한에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