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小國’ 한국의 전략은
우리나라 자원개발은 외환위기로 인해 연속성이 끊기면서 그 역사가 짧다.국가 전체 자원개발 인력 규모는 합해 봐야 세계 40위권 석유회사 1개사 수준이다. 경제성 효과를 따지지 않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자원개발을 추진하는 중국과의 경쟁은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보다 더 한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석유개발 분야에만 37개국에서 177개 프로젝트를 추진할 정도로 최근 몇 년 새 활발한 자원개발 활동을 벌였다. 2009년 말 기준 석유ㆍ가스 가채 매장량은 3860만배럴로 2009년도 수입량의 365%까지 확보했다. 석유 자주개발률은 5.9%, 가스 자주개발률은 20.7%
를 기록했다. 정부는 올해 석유가스 자주개발률 목표를 13%, 2012년에는 18%, 2019년 30%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쟁력은 정부 주도로 민관이 단합해 자원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역동성에서 찾는다. 이런 분위기라면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자원개발 선진국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자원개발전략연구실장은“ 일본이 에너지기업을 모두 민영화하고 공기업을 두지 않아 위험을 회피하는 민간 기업 특성상 자원개발에선 실패하고 있는데, 우리는 정부가 석유공사 대형화에 힘을 기울이고 민관 협력도 잘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해 볼리비아 리튬 광산 개발 입찰에서 우리의 광물자원공사에 뒤지고, 희토류 수출 중지라는 초강수를 둔 중국과의 신경전에서 밀리자 한국 정부를 벤치마킹 할 정도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첨단기술력은 일본과 한국이 중국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대표적인 강점이다.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희토류를 쓰지 않는 전기차 기술개발에 나서고, 우리 지질자원연구원과 포스코가 강릉시 옥계면에 바닷물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해양플랜트를 건설하는 등 양국은 기술력으
로 무장하며 자원 보유국의 자원무기에 맞서고 있다.
그러나 당장 해외 자원전쟁에서 중국에 맞서 우리가 선택하는 전략은 우선‘ 회피’다. 중국이나 메이저 기업이 눈여겨 보지 않은 틈새시장, 공개입찰 시 일본ㆍ러시아ㆍ미국 등지 기업과 협력과 연대를 강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그래서 자원보유국이 중국이나 메이저 기업의 통제권을 견제하는 차원
에서 한국과 같은 독립된 작은 국가를 물색할 때 주로 사용하는 수의계약 방식을 선호하기도 한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대통령이나 장관 등 국가 수장이 자원 보유국 현지를 찾아 교분을 쌓는 외교활동이 장기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는 정보로 돌아온다”며“ 원조, 성과에 조급증을 내지 않고 나라의 정치ㆍ경제적 특성에 따라 여러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지숙ㆍ윤정식 기자/js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