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반도체 사업부와 무선사업부는 물론 세계 TV시장을 5년째 석권한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등이 성과급 한도인 연봉의 50%를 받게 됐다. 디스플레이 가격하락에도 불구하고 높은 경쟁력으로 흑자를 낸 LCD 사업부도 50%를 받아 삼성전자 주력 사업부 대부분이 최고 한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가전사업, 디지털이미징사업부, 네트워크사업부, IT솔루션 사업부 등은 실적이 부진했지만 회사가 사상 최대 이익을 낸 것과 직원들의 사기를 감안해 20%가량을 PS로 지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전자 계열사 가운데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삼성LED 등 신생 계열사들도 최고 한도에 가까운 PS를 받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 외에 다른 계열사들도 대부분 28일 PS를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회장 등 국내 30대 기업 총수들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의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는 모습.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
‘PS’란 각 계열사가 연초 수립한 이익목표를 연말에 초과 달성하면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임직원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다음 해 연초에 지급하는 삼성만의 독특한 성과급 제도다. 삼성은 작년에 2조원 가량을 PS로 지급했으며 주요 계열사들이 작년에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점을 감안하면 올 PS 지급 규모는 사상 최대치가 될 것이라고 삼성 관계자는 덧붙였다.
반면, LG그룹의 경우 그룹의 주력인 LG전자의 실적 부진으로 성과급 지급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LG전자의 지난해 영업적자는 1조원이 넘었다.
지주사인 ㈜LG와 각 계열사 경영진의 성과급 고민은 그룹의 핵심 계열인 LG전자의 실적 부진에서 시작됐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 글로벌 연결기준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도 적자가 확실시된다.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휴대전화 사업에 큰 비중을 둔 LG전자를 계속 괴롭히고 있는 것.
이에 비해 다른 계열사의 실적은 양호한 편이다. 특히 실질적인 핵심 계열사라는 평가까지 받을 정도인 LG화학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LG화학은 지난해 2조845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27.4%의 고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됐다. 3분기 누적으로 이미 2009년 실적을 뛰어넘었다. 올해는 3조원을 가뿐히 넘길 전망이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성과급은 계열사별로 결정할 사안’이라는 그룹 측의 설명에도 LG화학 등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전자 부진으로 그룹 전체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성과급 잔치를 벌일 수도 없기때문이다. 같은 전자 계열인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그룹 지주사인 ㈜LG가 가장 애매해졌다. ㈜LG는 성과급을 그룹 주력인 LG전자에 비슷하게 맞춰 왔다. 이번에도 LG전자에 맞추면 성과급은 언감생심이다. 그렇다고 LG화학을 따르면 그룹 내에서 비난을 자초하는 것은 자명하다.
만약 그룹 분위기를 고려해 LG화학 등이 성과급을 ‘알아서 조정’할 경우도 문제다. LG전자는 다른 계열사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직원 사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결국 LG그룹의 성과급 보너스는 실적이 나오기 전까지는 쉽게 결정되지 않을 전망이다.
헤럴드 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