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위 선사인 대한해운의 회생절차 개시(법정관리) 신청은 국내 해운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수면위로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대형 컨테이너선사의 경우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딛고 사상 최고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벌크선업계 2위인 대한해운마저 흔들릴 정도로 벌크선사는 시황 악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대한해운의 경우 지난 2009년 4881억원의 영업손실을 본데 이어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436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지난해 흑자전환은 물론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것과 대비된다. 대한해운보다 규모가 적은 중소형 벌크선사의 사정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에는 벌크선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BDI 지수가 급락해 벌크선사들의 시름은 더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25일 현재 BDI는 1292를 기록하며 1300이 무너졌다. 지난해 12월17일 2000포인트 아래로 떨어진 이래 불과 한달여만에 35% 급락한 것이다. 최대 호황기던 지난 2008년에는 1만포인트를 넘긴 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광석과 석탄 등 원료가격 급등에 따라 물동량은 둔화되는 반면 선박공급은 지속적으로 늘어 운임 개선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통상 벌크선사들이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는 BDI 수준은 2800포인트 정도지만 당분간 이 수준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 크다.
무엇보다 대한해운의 법정관리가 향후 또 다른 ´연쇄 폭풍´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대한해운과 용대선 체인에 얽혀있는 주요 선사들은 신청 결과에 촉각을 기울이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지난 2009년 초 국내 7위 규모였던 삼선로직스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용대선관계에 있던 TPC코리아 등 다수 벌크선사들이 자금난에 직면했던 사례도 있어 이번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하남현 기자@airi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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