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사양의 프리미엄급 제품 출시 경쟁을 펼치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최근 잇따라 중저가 보급형 제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일반(피처)폰 시장이 점차 스마트폰 시장으로 대체되는 상황에서 고가의 프리미엄급 시장 역시 향후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내달 14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1’에서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갤럭시S’ 후속모델 이외에 ‘갤럭시 미니’, ‘갤럭시 에이스’, ‘갤럭시 지오’, ‘갤럭시 핏’ 등 4종의 보급형 스마트폰을 공개한다.
이들 4종은 안드로이드 2.2버전(프로요) 운영체계에 600~800MHz(메가헤르츠) 프로세서, 300~500만 화소 카메라, 3.14~3.5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중저가 모델이다. 소셜허브(SNS 모아보기)가 들어가 있으며 ‘갤럭시 미니’는 청소년을 위한 첫 스마트폰, ‘갤럭시 지오’는 SNS 파워 유저용 스마트폰, ‘갤럭시 핏’은 오피스뷰어 제공 통한 업무용 스마트폰으로 특화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종 모두 국내에 출시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일부 제품이 중저가에 판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MWC 2011’을 통해 3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보급형 스마트폰 ‘옵티머스 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제품은 퀄컴 MSM7227 600MHz 프로세서, 안드로이드 2.2(프로요), 300만 화소 카메라 등을 탑재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중저가 모델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출시할 방침”이라고 했다. 모토로라도 올해 전체적으로 신흥국가들을 위한 보급형 모델을 선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디스플레이 크기, 화질, 속도 등 프리미업급 출시 경쟁에 열을 올리던 제조사들이 이처럼 보급형 제품에도 신경을 쓰는 까닭은 무엇일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분석에 의하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판매에서 49.1% 비중을 차지했던 프리미엄급(가격 300달러 이상) 스마트폰은 올해 41%를 기록한 뒤, 2015년에는 21.3%로 축소될 전망이다.
반면 미들급(100~190달러)은 올해 21.8%에서 2015년 37%로, 엔트리급(36~99달러)은 1.5%에서 14.9%로 시장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선보인 LG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 ‘옵티머스 원’은 합리적인 가격 덕분에 글로벌 시장에서 400만대(1월 현재 기준), 국내에서만 58만대가 팔려나갔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에이스’를 러시아를 시작으로 유럽과 인도, 중국에 먼저 선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휴대폰 업계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급 시장은 한계가 있다. 피처폰 고객을 끌어들이고, 선진국 이외의 국가를 공략하기 위해선 중저가 스마트폰도 함께 가져갈 수 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김대연 기자 @uh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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