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데이터 매출 성장 불구
에비타 마진율 40위 이하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우리나라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수익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사업자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크게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통신회사들의 무선 데이터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해외 사업자들에 비하면 시장에서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1일 미국계 투자은행 메릴린치가 발표한 ‘글로벌 와이어리스 매트릭스(2010년 1분기)’가 OECD 회원국 25개 국가의 70개 이동통신사업자들의 EBITDA(에비타) 마진율(매출액 대비 세전이익)을 비교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이통 3사의 이익률은 하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비타 마진율은 일반적으로 감가상각비 차감 전(前) 영업이익률을 뜻하는데, 이 값이 낮을수록 기업이 수익성 있는 사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사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에비타 마진율은 조사 대상 국가들 가운데 각각 40위(34.8%), 45위(31.8%), 64위(23.4%)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조사에서도 69개 사업자 중에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44위, 56위, 65위를 기록했었다.
SK텔레콤은 프랑스의 오랑주(40.2%), 이탈리아의 TIM(49.3%), 스페인의 텔레포니카(50.8%), 미국 AT&T(39.1%), 일본의 NTT도코모(44.0%)에 크게 뒤졌다.
특히 SK텔레콤의 이익률은 2008년 34.3%에서 2009년 34.8%로 소폭 상승했다가 작년에는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33.9%로 크게 떨어졌다. 2004년 당시 에비타 마진율(37.3%)과 비교하면 최근 6년 동안 3% 이상 하락한 셈이다.
2009년 집계에서 에비타 마진율이 가장 높은 사업자는 멕시코의 이동통신사업자인 텔셀(Telcel)이다. 스위스의 스위스콤(52.0%), 일본 소프트뱅크(48.6%), 미국 버라이존(45.9%), 독일 D2(48%) 등이 상위권에 속했다.
한편 국내 통신사업자들의 유선과 무선을 합한 이익률도 20~3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KT의 이익률은 24.6%를 기록했고, LG유플러스는 무선 부문의 수익이 감소하면서 합병 후 첫 에비타 마진율이 30.2%에 그쳤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에비타 마진율은 외국 사업자에 비해 낮은 편이며, 전체적인 수익성을 고려할 때 아직 시장성과가 양호하다고 판단하기 이르다”고 분석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수익성이 낮다고 해서 요금 인하 여력이 적다고 볼 수는 없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요금 인하 압박이 지속될 경우 통신사들의 마진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상현 기자/puqua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