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100번째 생일인 내년 4월15일을 김정은으로의 후계세습 완성을 위한 ‘디데이’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남성욱 소장은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북한은 비서 시스템으로 총비서가 우리의 대통령과 비슷한 권한을 갖는다”며 “북한이 내년 4월15일 김일성 생일을 ‘디데이’로 잡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은으로의 후계세습은 현재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갖고 있는 당 총비서직을 넘겨줌으로써 완성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남 소장은 “다만 김정일 위원장도 레임덕을 걱정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내년 4월15일을 김 위원장이 (권력에서) 이탈하는 게 아니라 ‘김씨 패밀리’ 왕조의 완성이라는 이벤트로 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올해 북한의 최대 이벤트는 김정은 혼자 베이징을 알현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6자회담을 뚫고 남측으로부터의 지원을 받아내면 하반기에 업적을 선전하면서 새로운 직책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의 식량 사정과 관련, 남 소장은 “연평균 500만t이 필요하다고 보면 350만t 이하면 사람들이 튀어나오기(탈북) 시작하는데, 350만t 이하는 아닌 것 같다”며 식량 공급 상황이 사상 최악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은 최근 남측으로부터 식량지원이 없었기 때문에 비축량을 푸는 것 같다. (외부로부터) 빨리 식량을 받아내서 비축하는 것은 어떤 상황을 대비하든 필요한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남 소장은 북한이 지난해 9월 노동당 규약을 개정한 것은 김정은으로의 후계구축 과정에서 군이 반발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라며 1991년 북한이 함남 비행장 격납고에서 60여명의 군 장성들을 집단 사살한 것으로 알려진 ‘6군단 사건’을 거론했다.
또 지난해 노동당 핵심실세였던 당 조직지도부 리제강, 리용철 제1부부장이 잇따라 교통사고와 심장마비로 사망한 데 대해 “차량도 많지 않은 북한에서 실세들이 한꺼번에 교통사고 등으로 사망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며 권력투쟁 과정에서의 숙청 가능성을배제하지 않았다.
<안현태 기자 @godmar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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