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글로비스가 이달 22일 창립 10주년을 맞는다. 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의 물류를 담당할 목적으로 지난 2001년 2월22일 설립됐다. 주요주주로는 정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참여하고 있으며, 지분은 정 부회장과 정 회장이 각각 31.88%, 22.99%씩 보유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글로비스의 성장은 눈부셨다. 회사 설립 첫 해였던 2001년 3742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본사 기준 5조833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10년 사이 15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익도 357억원 및 282억원에서 2268억원 및 2655억원으로 증가했다.
놀라운 점은 글로비스의 정규직원이 500명 남짓에 불과하다는 부분이다. 매출액을 직원수로 나눈 1인당 매출액이 100억원을 웃도는 셈이다. 덕분에 주가도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7일 종가는 15만4500원이었다. 액면가가 500원임을 감안하면 5000원짜리 주식 기준으로 주가가 154만5000원에 달해 국내 최고가 주식 지위를 누리고 있다.
시가총액 역시 매출액에 버금가는 5조8000억원에 달하고 있고, 역대 최고가였던 17만7500원을 기준으로 하면 6조원을 훌쩍 뛰어넘기도 했다.
글로비스는 그러나 창립 10주년을 계기로 또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핵심은 그룹 주력사인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아 현대ㆍ기아차의 해외공장에 납품하는 업무를 주력으로 하는 까닭에 글로비스의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80~90%에 이른다. 매출액 기준 국내 최대 물류기업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 계열사라는 한계로 인해 다른 대기업의 물류를 대행하는 3자물류를 육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대차그룹이 2012년으로 예정된 현대차 베이징 3공장과 브라질공장 완공 이후 해외 네트워크 확장 방안을 구체적으로 내놓지 않고 있어 자칫 성장이 정체될 수 있다는 부분도 글로비스의 안정적인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신성장동력 발굴을 또다른 10년을 준비하는 글로비스의 비전으로 내세운 이유가 여기 있다. 최근 대우버스와 해상 운송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연내 30척까지 선대를 확장해 글로벌 선사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비스가 새로운 10년에 대한 비전을 마련한 후 전 임직원들이 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창립기념일 전후로 비전을 선포하는 자리를 마련키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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