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가진(2010년 10월 재벌닷컴 기준)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거부(巨富)지만 여전히 밤을 세우며 게임을 만든다. 얼마 전에도 그는 트위터에 “블소(블레이드앤소울) 테스트하다 까만 밤하늘을 보며 집에 들어간다. 또 새벽별 보기가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1인자’, ‘벤처신화 주인공’ 꼬리표도 부담스러울텐데 이제는 그가 프로야구단의 구단주가 된다. 게임 속 가상공간이 아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8일 이사회 안건으로 ‘엔씨소프트 9구단 창단 우선 협상권’을 인정했다. 총회라는 절차가 남았지만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 사장은 특별히 응원하는 팀은 없지만 원래 야구를 좋아했다. 야구단을 만들어 보자는 내부 제안을 선뜻 받아들인 것도 그 때문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김 사장은 기업의 사회적 기여를 항상 고민해 왔다. 수많은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야구”라고 부연했다. ‘새로운 즐거움을 주겠다’는 엔씨소프트의 고민과 창원시의 뜨거운 야구단 유치 열기, 그리고 KBO의 신생구단에 대한 니즈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 것이다.
물론 김 사장이 다소 무리한 도전에 나섰다는 평가도 있다. 2009년 기준으로 매출액이 6347억원인 엔씨소프트가 야구단 운영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을 지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많다. 지난 10여 년은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등이 잇따라 히트하면서 고공성장했지만, 차기작들이 꼭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국가대표 게임회사가 한눈을 판다”, “소액주주는 안중에 없다” 등의 우려와 비판을 막기 위해서라도, 김 사장은 차기작 흥행 성공이라는 카드를 빨리 보여줘야 할 입장이다.
<김대연 기자 @uheung> sonam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