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해 연평도 지역으로 월남한 북한 조개잡이 어선에 타고 있던 북한 주민 31명 가운데 여성이 20명으로 더 많은 이유는 원칙적으로 남성은 조개잡이에 나설 수 없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대북단파라디오 ‘열린북한방송’은 9일 북한에서 조개잡이 어선을 탔던 탈북자들의 증언을 종합, 조개잡이 어선 주민들은 일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면서도 당장 생계가 어려워 배에 탄다고 전해다.
이 매체에 따르면 북한은 조개를 중국에 수출해 외화를 버는 수단으로 이용하는데 군부가 바다 가까이에 일종의 회사인 기지를 세워 조개잡이를 독점한다.
일반적으로 주민이 잡은 조개 4㎏은 쌀 1㎏으로 교환되지만 군은 이렇게 얻은 조개를 중국에 팔 때는 조개 1㎏에 쌀 4㎏을 받는다고 탈북자들은 밝혔다.
이 같은 불합리한 거래에도 불구 심한 가난에 시달리는 여성이나 직장이 없는 남성들이 조개잡이 배에 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남성의 경우 직장이 없는 사실이 보위부에 적발되면 노동단련대에 끌려가는 등 처벌을 받는 반면 여성의 경우 신분증만 있으면 아무런 제한이 없기 때문에 조개잡이는 열에 여덟이 여성의 몫이라고 이 매체는 밝혔다.
이번에 월남한 북한 조개잡이 어선에 여성이 훨씬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물론 직장이 없는 남성도 기지장(각 기지의 책임자)이 눈을 감아주면 조개잡이에 나갈 수는 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조개잡이는 군 통제하에 기지마다 10척에서 20척 가량의 배를 운영하며 기지장은 배를 타지 않고 가끔 바다에 시찰 나오는 정도다. 배마다 선장, 반장, 기관장을 두고 있으며 반장은 조장 4~5명을 관리하는데 배가 뜰 때가 되면 조장들이 가내 작업반에 속한 사람들이나 입소문을 통해 조개잡이 노동자를 모집한다. 직접 기지로 찾아와 등록하는 사람들도 있다.
탈북자 이모 씨는 “북한에서는 여자들이 조개를 많이 잡는데, 사진을 통해 본 배의 규모로 볼 때 육지와 가까운 곳에서 조개를 잡던 사람들 같다”고 이 매체에 말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지난 8일 판문점 적십자채널을 통해 남하한 북한 주민들의 송환을 공식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우리 당국은 관계기관의 조사가 끝나고 본인들의 자유의사에 따라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정부는 이들이 단순 표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