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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대통령 제 59차 라디오ㆍ인터넷 연설 <전문>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지난 해 광복절에, 공정사회를 새로운 국가비전으로 제시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도약을 이뤄야만,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정한 사회는 대한민국 선진화의 윤리적, 실천적 과제입니다. 법과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면서, 부패가 없는 사회입니다. 건강한 시장경제로 활력이 넘치면서,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고 약자를 배려하며 다시 일어서는 것을 뒷받침하는 사회입니다.

그간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는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프랑스의 세계적 석학 기 소르망은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 역사는 인류의 문화유산’이라고 까지 높이 평가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권으로 성장했고 정보화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합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우리나라를 ‘완전한 민주국가’ 26개국의 하나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민주화된 국가로 평가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선진국의 문턱에 도달했지만 각 분야의 불공정 요소들이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빠른 성취를 이뤄내는 과정에서 미흡한 점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공정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지난 17일, 먼저 실천의 큰 방향과 과제를 정하는 자리로 제1차 공정사회 추진회의를 가졌습니다.

2009년 비상경제대책회의로 시작한 국민경제대책회의를 매주 열어 80회를 이어 왔습니다만, 경제위기를 한 단계 극복한 지금부터는 월 2회로 줄이고, 이제 매월 1회 공정사회 추진회의를 열고자 합니다.

1차 회의에서는 이러한 공정사회를 만들기 위한 추진과제로 병역, 납세, 교육, 근로 등 국민의 의무에 관한 것들이 먼저 제기됐습니다. 병역 상의 편법이나 탈법, 소득 탈루와 상습적인 세금 체납, 임금 체불과 하도급 근로자에 대한 부당 처우, 우리는 이런 일들을 자주 봐 왔습니다. 그래서 국민의 의무에 관해서는 공정사회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가장 널리 형성돼 있습니다.

행정부가 할 수 있는 정책 과제들부터, 또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사항부터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입법부와 사법부도 공정사회 차원에서 스스로 개선해 나갈 점들이 많다고 봅니다. 스스로 이런 점들을 검토하고 바꿔나가는 기회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공정사회는 사회 모든 분야의 적극적인 동참이 있을 때 성공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의 인식을 바꾸고 관습과 문화를 바꿔야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회 각 분야를 이끄는 지도층부터 솔선수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회지도층부터 ‘나부터 먼저’라는 마음으로 스스로 변화할 때, 공정사회를 보다 앞당길 수 있다고 봅니다.

국민적 공감대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학계를 중심으로 민간 차원에서도 공정사회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하겠습니다.

지난 서울 G20정상회의 때 자율적 차량 2부제가 큰 성과를 거둔 것처럼, 이미 국민들의 수준과 생각은 앞서가고 있습니다. 공정사회에 관한 정부의 정책 추진은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 그리고 시민사회의 자발적인 노력이 함께 할 때 결실을 맺을 수 있습니다. 나 자신 이렇게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공정사회는 우리만의 과제는 아닙니다. 흔히 선진국은 이미 공정사회를 이룩했고 개발도상국은 미흡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와 세계화와 정보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선진국에서도 빈부와 기회 격차가 커지고 새로운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은 법과 질서의 기반을 잘 갖추고 있지만, 새로운 사회 변화에 따라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문제를 다 안고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법과 질서가 확고히 확립되지 못하고, 불합리한 관행도 남아 있는 한편,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세계화와 정보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기회와 빈부의 격차도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러한 복합적 문제들을 잘 극복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다면, 국제사회에서 공정사회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고 봅니다.

공정한 사회는 우리가 선진일류국가로 가려면 반드시 거쳐야할 길입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더라도 국가적 과제로 계속 이어가 실천으로 뿌리내릴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대통령인 저부터 적극 참여하고,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가겠습니다.

이제 절기는 우수도 지나 경칩을 앞두고 있습니다. 겨울 내내 추위에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을 활짝 펴면서, 희망차게 한 주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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