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문제와 남북대화 등의 이슈를 놓고 한반도 주변국들의 외교전이 가열되면서 한ㆍ미 대(對) 북ㆍ중의 대립국면이 변화할지 주목된다. 하지만 양측 입장 차이가 커 결정적 돌파구를 찾긴 힘들 전망이다.
중국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양허우란 한반도 및 북핵문제 전권대사가 북한 방문을 마치고 22일 귀환한데 이어 23일 오후 서울에서 한ㆍ중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다.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 제재위원회도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소집될 예정이어서 북한의 UEP 문제가 논의될 전망이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의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양국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내실화, 상반기 한ㆍ중ㆍ일 정상회담 의제 조율 외에 남북대화와 북핵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양제츠 외교부장의 방한에는 우다웨이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 등 북핵 담당라인이 동행하지 않았지만, 현재 남북대화가 교착상태에 있고 이로인해 6자회담 프로세스가 정지돼 있다는 상황을 고려할 때 한반도 안보문제가 현안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앞서 평양을 방문한 양허우란 6자회담 차석대표가 박의춘 외무상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등 외교라인 핵심인사들을 만난 만큼, 남북대화와 관련한 북한의 입장이 우리측에 간접적으로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양제츠 외교부장은 김 장관과의 회담을 마친 뒤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하고 24일 출국한다.
한ㆍ중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뉴욕에서는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소집, 북한의 UEP 관련 전문가 패널 보고서의 공식문건 채택 여부를 놓고 미ㆍ중간 한판 격돌이 예상된다. UEP 보고서의 공식문건 채택을 위해서는 안보리 15개 이사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한데, 미국은 북핵 문제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대응 필요성을 역설하며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 중국이 반대하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는 최근 미국에 대한 북한의 직접대화 제안과 관련, 지금은 남북대화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금은 남북간 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핵과 미사일 상황에 대해 별도의 정보브리핑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9일 백악관에서 조지프 디트라니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비확산센터(NCPC) 소장 및 시드니 세일러 DNI 북한담당 부조정관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았다. 구체적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근 북한의 추가적인 핵실험 또는 미사일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서 직접 브리핑을 받은 것은 이례적인 일로 주목된다.
<안현태ㆍ최정호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