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넥타이 매고 초심 다져
특별한 기념행사 같은 건 없었다. 25일로 취임 3주년을 맞은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 2주년 때와 마찬가지로 “묵묵히 그리고 뚜벅뚜벅” 국정에 매진한다는 소신대로 평소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주말 청와대 기자출입기자단과 산행, 당지도부와 만찬을 했고 이날 오전에는 확대비서관회의의 참석 범위를 선임행정관 이상에서 전체 행정관으로 늘려 ‘소통’ 메시지를 전한 게 달라졌다면 달라진 일이다.
취임 당시의 옥색 넥타이를 다시 매고 초심을 다진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각자가 남은 2년 동안 국민을 위해, 국가를 위해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달라”면서 “남은 2년을 책임을 가지고 행동에 옮기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년이나 남았다”=취임 이후 이 대통령의 일정은 기념일과 무관하게 흘러갔다. 1주년 때는 오전 확대비서관회의와 참모진과 오찬, 저녁 국무회의를 소화했고, 2주년 때는 오전 비상경제대책회의, 당직자 오찬 등이 있었다. 그때마다 ‘기념일 축하할 시간이 있으면 그 시간에 일을 하자’고 독려했다. 3주년을 앞두고도 “누구는 3년이 지났다고 하지만 2년이나 남았다”며 차질없는 국정운영을 다짐했다.
▶민생ㆍ안보, 무거운 과제=집권 4년차로 접어든 MB정부에는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리비아 사태로 가중되는 인플레 압력과 전세난, 국책사업 입지선정을 둘러싼 지역 갈등, 경색된 남북관계 등이 그것이다. 대통령의 3주년 메시지 방점이 성과 홍보보다는 남은과제 해결에 맞춰진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홍상표 수석은 “대통령께서는 3주년을 앞두고 그간의 성과를 외부에 알리는 것보다 미진한 점을 보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야 4당은 민주주의의 위기, 민생경제 파탄, 남북관계 파탄, 의회 민주주의가 바닥난 시기로 규정하고 이날 저녁 7시 서울광장에서 ‘MBㆍ한나라당 3년 심판 국민대회’를 열기로 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정부 3년은 불안과 불신과 분열의 시대”라고 지적했다.
양춘병ㆍ서경원기자@/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