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4년차로 접어든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파일이 좀처럼 열리지 않으면서 MB정부내 고위 관료들이 속속 ‘장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4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연임이 확정된 가운데, 올초 교체 대상으로 거론됐던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환경부, 통일부 장관 등이 대통령의 신임 속에 차곡차곡 임기를 늘려가고 있다.
이 가운데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대통령 취임이후 지금까지 줄 곧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정 장관은 유난히 교체가 잦은 국토부(건교부 포함 평균 재임기간 1년) 장관자리를 3년이상 맡으면서 해당부처역대 최장재임 장관이 됐다. 4대강 사업에서의 추진력이 두터운 신임의 배경이 됐다는 후문이다.
이 장관도 환경부 장관은 1년을 넘기기 힘들다는 통념을 깨고 김명자 장관(3년 9개월)에 이어 두번 째 장수 장관 대열에 올랐다. 두 장관 모두 4대강 주무부처 장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들의 재임기간은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청와대 안팎의 해석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소리 소문없이 벌써 임기 2년을 넘겼다. 금융위기 극복의 특명을 띤 구원투수로 등장한 윤 장관은 금융위기 극복에 이어 G20 정상회담, 리비아사태에 따른 경제 위기 등 연이은 과제를 해결하느라 당초 예상됐던 임기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 대통령의 신임과 윤 장관의 리더십, 대안부재론 등이 맞물리면서 윤 장관 롱런 이야기가 나온다.
윤 장관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경제팀 수장의 평균 재임기간이 13개월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미 장수장관 대열에 합류한 셈이다.
앞서 노무현 정부 시절엔 4명(김진표 이헌재 한덕수 권오규), 김대중 정부에선 5명(이규성 강봉균 이헌재 진념 전윤철), 김영삼 정부 시절엔 무려 7명(이경식 정재석 홍재형 나웅배 한승수 강경식 임창렬)이나 경제팀장이 바뀌었다.
이처럼 MB정부하에서 장수장관이 다수 생겨나는 것은 이 대통령의 인사 원칙이 결정적인 작용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신년방송좌담회에서 인위적인 개각을 할 생각이 없다면서 “일 잘하면 오래 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춘병기자@madamr123> y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