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으로 살처분 된 돼지를 묻으면서 비닐조차 깔지 않는 등 엉터리 매몰이 이뤄진 경기도 용인시 백암면 일대 매몰지 3곳이 이전된다.
4일 용인시는 도 및 구제역 중앙대책본부 관계자들과 긴급회의를 열어 이전지를 선정한 뒤 이날 오후부터 이전 작업에 들어갔다.
앞서 홍영표 민주당(인천 부평을) 의원은 지난 3일 국회 환경노동위 회의에서 용인시 백봉리와 고안리, 근삼리 등 3곳이 부실매몰됐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기본적인 비닐조차 깔지 않고 돼지들을 매몰 처분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심지어 지하수가 돼지 발목까지 고여 있는데도 그대로 매몰을 진행하기도 했다.
도와 시에 따르면 백봉리는 지난 1월 11일 돼지 5410마리를, 고안리는 같은 달 21일에 돼지 756마리를, 근삼리는 같은달 25일 돼지 555마리를 매몰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근삼리 매몰지의 경우 마을과 인접해 있는데다 하천에서도 가까워 침출수 유출로 인한 지하수 오염 등 2차 피해 우려가 심각하다.
이에 대해 도 담당부서는 “구제역이 급속히 확산되던 당시 매몰 작업자들이 비닐과 방수포 등을 구하기 어렵자 다급한 나머지 그냥 매몰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며 “정확한 경위는 조사를 해 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용인시의 한 관계자는 “매몰작업을 하면서 처음에 비닐 등을 바닥에 깔았으나 돼지를 매몰하는 과정에 휩쓸려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책임회피에 급급, 빈축을 사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당시 매몰 과정에서 대해 시 감사부서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공무원들에 대해 적절한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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