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한 거시정책 표방 주목
김대기 경제수석을 선장으로 한 청와대 5기 경제수석실이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김 수석은 경제기획원과 예산처를 거친 기획 및 예산전문가로, 공직생활 초기의 물가정책국 경험과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 경력 등이 더해져 집권 후반기 경제정책 수장으로 원만한 연착륙이 기대됐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중동사태가 장기화하면서 5기 수석실은 출범과 동시에 비상 깜빡이를 켜고 있다.
지난달 24일 중동사태 관련 ‘비상경제대책반’을 구성,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손발을 맞춰야 할 경제팀도 이런 저런 이유로 부상병동이다.
강만수 경제특보는 금융기관장 인사 하마평으로 어수선한 2월을 보내야 했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장기 재직에 따른 업무피로증을 호소하고 있으며,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정책 실기와 관련해 수차례 입방아에 올랐다.
특히 지난달 물가가 4.5% 급등한 것과 관련해 여야 정치권의 파상공세가 전에 없이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5기 수석실이 경제운용의 단기 처방으로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유연한 거시정책을 표방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경제수석실 관계자는 “정부 초기 고환율 논란 때문에 현 정부의 거시기조를 고환율ㆍ저금리 정책으로 단순화해서 지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면서 “정부는 이미 지난해 7월 이후 금리를 수차례 인상했고 환율도 1150원대에서 1110원대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향후 거시정책 운용과정에서도 성장 일변도에서 벗어나 민생현안인 물가안정에 우선을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5기 수석실이 앞선 1~4기 때와는 달리 단기 미시정책과 함께 보다 유연한 거시정책을 총동원해 안팎의 내홍과 시련을 딛고 물가안정의 목표치에 접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