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일 귀순의사를 밝힌 주민 4명의 가족을 동원해 이들의 송환을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대남선전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오후 귀순 의사를 밝힌 박모(여ㆍ22)씨 등 4명이 남한에 억류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조속한 송환을 요청하는 가족의 영상물을 게시했다.
박씨의 어머니 김옥진씨로 소개된 여성은 “역적패당이 딸자식을 돌려보내라는 부모들의 간절한 심정을 모질게 짓밟고 있다”며 “우리 딸에게 더이상 귀순이라는 치욕을 강요하지 말고 억류시킬 때 차림새 그대로 어머니의 품에 당장 돌려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홍모(44)씨의 아내라는 김현숙씨도 “남편이 귀순했다는 남조선 괴뢰패당의 말이 너무나 억이 막혀 피가 거꾸로 솟는다”며 “남편은 자기를 키워주고 내세워준 어머니 조국을 배반할 그런 사람이 아니다. 뭐가 모자라서 귀순한단 말인가”라고 남측을 비난했다.
이들은 4명의 귀순자들이 남한의 공작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런 몰인정한 것들이 감히 북과 남의 흩어진 가족친척 상봉을 입에 올릴 체면이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북한이 이처럼 귀순자 4명의 가족들의 동영상까지 동원한 것은 남측을 압박해 31명 전원 송환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술로 해석된다. 남측의 귀순공작에 의해 가족들이 생이별하게됐다는 점을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다.
정부는 이날 오전 북송을 희망한 주민 27명의 송환 절차에 협조해 줄 것을 북한 당국에 재촉구하고 귀순자 4명에 대한 의사 확인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