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 등 고부가상품
투자 수년만에 성장세 불구
지진 여파로 판로 끊겨
대체 수출선 마련 시급
일본 대지진으로 현지 수요가 급감하고 물류에 차질이 생기면서 일본으로의 농산물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수년간의 노력 끝에 이제 성장하기 시작한 우리 농산물 수출 전반에 타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은 우리 농산물 수출의 최대 시장이다. 지난해 농산물 수출액 37억2100만달러 가운데 일본 시장은 9억6700만달러로 전체의 32%에 달한다. 특히 일본 수출은 파프리카나 국화ㆍ장미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많은 시설투자가 이뤄진 품목이다. 하지만 이번 동북 지방 대지진으로 현지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물류가 마비되면서 국내 농가는 비상상태다.
파프리카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일본에 총 5800만달러 규모의 파프리카를 수출했다. 국내에서 생산된 파프리카의 절반인 1만6000t이 수출될 정도였다.
파프리카 수출은 주로 오사카 등의 간사이 지역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직접적인 피해는 없으나 재난으로 현지 수요가 급감하고, 일본 내 배송 등이 원활치 않아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정 관계자는 “수출이 가능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을 대체해 고급작물인 파프리카를 소비할 만한 시장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면서 “파프리카 수출 농가가 첨단설비를 바탕으로 한 유기농업을 행하는 경우가 많아 수출이 막히면 피해가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고 말했다.
화훼농가도 비상상태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국화ㆍ장미ㆍ프리지어 등 8000만달러 이상의 절화류를 수출했다.
하지만 지진 발생 직후부터 꽃 수출이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다. 4월부터 새학기가 시작되는 일본에서 3월은 졸업과 입학, 입사, 인사 등이 집중된 화훼류 최고 성수기지만 지진으로 각종 행사가 취소되고 현지 화훼시장이 폐쇄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꽃값 자체도 폭락했다. 지난 16일 일본 꽃 경매시장에서 거래된 한국 장미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70% 떨어졌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수출업체 등을 대상으로 피해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aT(농수산물유통공사)에 ‘대일본 수출점검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홍승완 기자/s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