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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돗물·빗물·바닷물까지…이보다 더 ‘나쁠水’ 없다
‘방사능 오염 공포’ 일파만파
원전 인근 해수 방사능 검출

수돗물 오염 10개 지역 늘어

빗물서도 요오드 나와


어업활동 타격 불가피

일부 생수 사재기 조짐

시민들 불안감 더욱 커져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로 인한 방사능 공포가 수돗물에 이어 빗물, 바닷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21일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인근 해수에서 안전 기준치의 최대 126배에 달하는 방사성 물질에 검출됐다. 향후 어업활동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또 21일 일본 열도에 내린 비에도 방사성 물질이 포함됐다. 수돗물 오염 지자체 수는 10개 지역으로 늘어났다. 식탁 비상에 이어 물까지 방사성 물질 오염이 확산되자 시민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바닷물까지 핵 오염=도쿄전력은 대지진으로 손상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인근 바닷물에서 미량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22일 밝혔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전력이 21일 오후 방수구 부근에서 0.5ℓ의 해수를 채취해 조사한 결과 요오드131이 기준치의 126.7배, 세슘134가 24.8배, 세슘137이 16.5배 검출됐다. 

도쿄전력 관계자들은 그러나 “1밀리시버트(mSv)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1년 동안 이 물을 마셔야만 한다”면서 당장 위험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1mSv는 일반인의 연간 방사선 피폭 허용 한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사성 물질은 어류의 체내에 축적될 수 있어 사람이 이를 섭취할 경우 인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요오드와 세슘은 인체에 축적되면 갑상선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수에 방사성 물질이 유입된 원인은 현재까지 불투명하다. 신문은 원전 폭발사고와 함께 공기 중에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비와 함께 바다로 떨어졌거나, ‘사용후 핵연료’를 냉각시키기 위해 사용된 해수가 지하를 통해 바다로 흘러내려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해수 오염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자 도쿄전력은 22일 추가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제2 원자력발전소 인근 2곳을 포함해 해수 채취 지점을 4곳으로 늘려 10여㎞ 범위 내 방사성 물질 확산 여부를 조사한다.  

▶빗물ㆍ수돗물 공포 지자체 확산=22일 일본에 내린 비에도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문부과학성이 빗물이나 먼지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을 조사한 결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1도 9현에서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

원전 남쪽 이바라키 현에서는 ㎡당 9만3000베크렐이 검출됐다.

이바라키 현 관계자는 “공중에 머물고 있던 방사성 물질이 지상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빗물을 맞는다고 해도 당장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방사성 요오드는 이바라키 현 외에도 야마가타, 이와테, 사이타마, 도치기, 도쿄, 군마, 치바, 니가타, 아키타 등에서도 관측됐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 부근 이타데 마을에서 시작된 수돗물 오염 지역은 더욱 넓어지고, 그 정도도 심각해졌다.

문부과학성은 21일 총 10개 지자체의 수돗물에서도 세슘과 요오드 등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후생노동성은 후쿠시마 현 이타테 마을 수돗물에서 일본 식품위생법상 잠정 기준치(㎏당 300베크렐)의 3배를 넘는 ㎏당 965베크렐의 방사성 요오드를 검출했다며 음용 자제를 권고하고 급수차와 생수 10t을 현지에 급파한 바 있다.

문부과학성은 10개 지자체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이 모두 미량으로 기준치를 밑도는 수치라고 밝혔지만 시민은 생수 사재기에 나서는 등 공포감을 나타내고 있다.

▶농산물 출하금지…시금치 대란=일본 정부는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식품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4개 현(후쿠시마, 이바라키, 도치기, 군마)에 우유ㆍ시금치 등 농축산물 출하금지를 공식 요청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21일 출하금지를 발표하면서 “우연히 몇 차례 먹었다고 해서 건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라며 “과잉반응하지 않고 냉정하게 대응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필요할 경우 출하금지 대상품목을 확대하는 등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일본인이 즐겨 먹는 대표적인 채소인 시금치에 대한 공급대란이 우려된다.

2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정부가 방사성 물질 오염 문제를 들어 출하를 중단시킨 4개 현에서 생산되는 시금치 공급량은 전체의 17%에 달한다.  3월 도쿄 중앙도매시장에서 이들 4개 현의 시금치가 차지한 유통 비중은 63%를 차지할 만큼 상당히 높았다.

유통업체는 식품안전에 민감한 소비자의 성향을 반영해 발 빠르게 후쿠시마 인근 지역에서 출하되는 시금치 판매를 중단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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