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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안함 1년> 생존장병 슬픔달래기-고인들 이름 딴 장학사업도
벌써 1년이 지났지만 천안함 46용사와 고 한주호 준위는 결코 순국하지 않았다.

그들은 온국민의 가슴속에 애국심의 불길을 불러일으키며 생생하게 살아숨쉬고 있다. 그들의 이름을 이어받은 각종 장학재단은 젊은이들에게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그들이 보여준 희생정신은 자라날 꿈나무에게 고귀한 희생정신으로 계승되고 있다.

46용사에 쏟아졌던 국민성금을 재원으로 작년 12월 출범한 천안함재단은 생존 장병 돕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첫걸음 내딛었다. 재단은 올초 생존 장병 58명에게 ‘살아 돌아와줘 고맙다’며 1인당 500만원씩의 위로금을 전달했고 전우를 잃은 처연함에 아직도 괴로워하는 생존 장병들과 재단 임원을 하나로 묶는 멘토ㆍ멘티 결연식을 가졌다.

국민성금 총 395억5400만원 중 유족지원금 250억원을 제외한 145억5400만원으로 시작한 재단에는 그간 추가로 3300여만원의 기부금이 답지됐다. 조용근 천안함재단 이사장은 “이제 출범 3개월을 맞아 재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며 “46용사의 희생과 그들에게 모아진 국민적인 관심이 사회에 환원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9일 경기도 평택 2함대에서 천안함 희생자 영결식이 열려 영정사진이 분향속에서 영결식장으로 향하고 있다.평택=김명섭 기자 msiron@
살아 생전 박봉을 쪼개 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을 도왔던 용사들의 나눔정신은 고인들의 이름을 딴 장학금으로 부활했다.

고 정범구 병장의 어머니 심복섭(49)씨는 작년말 “범구도 하늘에서 기뻐할 것”이라며 정부 보상금 전액을 정 병장의 모교인 강원대에 기부했고 심씨의 자랑스런 아들은 ‘정범구호국장학사업’으로 환생했다. 이 장학금은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희망을 얻게됐다. 고 차균석 중사는 제주 서귀포시 남주고에서 ‘차균석 중사 장학금’으로 되살아났으며 고 이상민 병장도 모교인 청양대학의 후배들에게 본인의 이름으로 장학금을 전달할 수 있게 됐다.

유가족이 눈물로 받았던 고 임재엽 중사의 마지막 월급은 대전 충남기계공고에 성금과 함께 기탁됐고 고 손수민 중사의 유가족은 아들의 체취가 살아있는 고인의 유품을 판매해 모은 성금 등을 울산 무룡고에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아직 군에 남아있는 장병들은 여전히 ‘천안함 장병’이라는 이름으로 충남 천안시와 경기 화성시의 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한 현역 장병은 천안의 한 소녀가장에게 ‘천안함 장병’이라며 100만원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소녀에게는 소중한 고등학교 입학금이었다.

올해 신학기부터 보급된 초등학교 6학년 도덕 교과서에는 한 준위의 희생정신이 실렸다. ‘책임을 다하는 삶’이란 주제에서 고인은 책임과 희생정신으로 고귀하고 숭고한 삶을 살다간 영웅으로서 사진과 함께 소개됐다. 특히 한 준위의 아들 상기(27)씨가 창원의 안골포초등학교 교사로서 자라날 꿈나무들에게 아버지에 대한 수업을 직접 할 수 있게 되면서 감동을 줬다.

온국민은 46용사와 한 준위를 잊지 않았다. 지난 1년간 대전 국립현충원을 찾은 참배객은 모두 241만명에 달했고 평택2함대 천안함 안보현장 견학자도 이미 한달전에 10만명을 돌파했다. 참배객들은 잊고 살아온 조국에 대한 희생 정신을 되새겼으며 ‘내 조국은 내가 지킨다’는 영웅들의 교훈은 젊은층으로 확산돼 올 1월 해병대 경쟁률은 2008년 7월 병무청이 해병대 모집업무를 시작한 이래 최고인 4.5대 1을 기록했다.

<박수진 기자 @ssujin>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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