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연합군의 대 리비아 공습에 앞장서고 있는 영국이 ‘재정적자’라는 복병을 만났다. 영국 정부는 연간 1500억 파운드(한화 약 277조원)에 이르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2014-2015 회계연도까지 4년간 모두 50억 파운드(9조2000억원)의 국방예산을 감축해야 한다.
그러나 미군으로부터 작전권을 넘겨받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영국에 전투기 증파 등을 요청해 갈수록 투입 예산이 늘어나고 있다. 급기야 공군은 4일 “정부 예산 감 시기에 공군의 핵심전력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중요한 점은 정부가 요구하는 전력을 유지하려면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달튼 공군 참모총장은 이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실질적인 예산 증액이 이뤄지지 않으면 공군 전력을 유지하기가 매우 힘들다”면서 “현재 아프가니스탄과 포클랜드, 리비아에서 작전을 하고 있으며 대리비아 작전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지만 예산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
해군과 육군도 각각 리비아 현지에 파견된 군인들에게 해고를 통보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신문은 “일단 아프간에서 돌아온 병사부터 감원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현재 리비아에서 작전 중인 HMS 컴버랜드 프리깃함과 HMS 터뷸런스 잠수함에 승선 중인 해군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군 당국의 이러한 호소는 실제 당장의 작전이 영향을 받는다기 보다는 대리비아 군사작전 등을 부각시키면서 가능한 한 국방 예산 삭감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육해공군은 이번 주부터 당장 군 병력과 군무원 등의 감원 절차를 밟아야 한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말 향후 4년간 육해공군 1만7000여 명과 군무원 2만5000명을 감축키로 했으며 해군 사령관이 탑승하는 기함인 아크로열 항공모함과 항모에서 기동하는 해리어 전투기 80대를 퇴역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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