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로 인해 소비 트렌드가 실속형, 짠돌이형으로 정착하고 있는 가운데 40대는 술을 줄이고, 20대는 커피를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 연령대에서 과자 즉석식품 등 이른바 ’군것질’ 소비를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기호식품이라는 점에서 ’소비 자제’의 양상이 뚜렷한 셈이다. 반면 생활에 필수적인 농산물, 축산물, 유제품 등의 소비는 오히려 늘고 절약형 PB(자체브랜드) 상품 구매 비중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소비자 10명 중 8명 이상은 지난해에 비해 장바구니 비용이 늘어나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전국 5대도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4일 발표한 ‘소비자 장바구니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전과 비교할 때 지출이 가장 줄어든 품목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0.9%가 ‘과자’를 꼽았다. 이어 즉석식품(25.1%), 주류(20.9%)가 뒤를 이었다. 열명 중 두 세명은 ‘기호식품’을 포기한 셈이다.
주류의 경우 전체적으로 20.9%가 줄였다고 응답했는데 40대가 28.7%로 가장 두드러졌다. 50대도 24,6%가 줄였다고 답했다. 커피나 차의 경우 20대와 40대 응답자의 13.8%, 14.7%가 줄였다고 답했으며 평균치(13.7%)를 웃돌았다.
반면 ‘지출을 늘린 품목’ 질문에는 소비자의 49.0%는 농산물이라고 답했고 축산물(36.2%), 유제품(22.6%) 순이었다.
대한상의는 “농축산물의 경우 가격이 다소 오르더라도 소비를 쉽게 줄이지 않지만, 당장 없어도 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 기호식품의 경우 가격이 오르면 소비를 자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최근 고물가로 인해 특별할인, 1+1 행사 등 매장 내 가격할인 이벤트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응답이 87.3%로 나타났고 ‘비슷하다’거나 ‘덜 활용했다’는 응답은 각각 10.1%, 2.6%에 그쳤다.
식탁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가격에 민감한 구매자들을 중심으로 ‘실속형’ 소비추세도 정착돼 유통업체 PB 상품구입을 늘렸다는 응답자가 41.2%에 달했다. 주요 대형마트의 경우 올 1~3월 PB상품 매출은 실제로 전년 대비 20~40% 증가했다. 지난해보다 외식 횟수를 줄였다는 응답자는 60.9%에 달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물가 상승세로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이 예년보다 크게 늘어났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유통업계가 제조업체와의 긴밀한 협력과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믿을 수 있고 저렴한 상품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상 기자 @yscafe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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