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가, 일본 대지진에 울고 웃고= 올 1분기 실적의 흐름은 기업의 실력 이상으로 외부 변수가 그 어느 때 보다도 크게 작용됐다. 특히 원자재가 급등과 일본 대지진, 환율 급락에 따른 원화강세가 기업들의 실적을 크게 좌지우지 했다.
1분기 가장 우수한 성적표를 내밀 것으로 보이는 정유업계는 이같은 변수들이 모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제 유가상승과 정제마진 확대로 올 1분기 국내 정유사들은 사당 5000억~9000억원의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둔 것이 확실시 된다.
아울러 천연고무와 면화 값의 상승으로 대체재인 합성고무와 합성섬유 수요가 증가해 화학, 화섬 업체들이 수혜를 봤다. 지난 14일 발표한 금호석유화학의 1분기 실적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보다 40%, 영업이익은 13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업계는 원자재가가 발목을 잡았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10~15%, 유연탄이 40% 정도 올랐지만 정작 철강 제품 가격은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가 올 1분기에 1조원 이하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1분기에는 1조44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바 있다.
LCD 시황의 악화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정보통신 분야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잇따라 히트시킨 미국 애플의 벽에 부닥친 결과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LG전자의 경우 올 1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되긴 하지만 스마트폰 부진을 초래한 ‘애플 쇼크’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것으로 여겨진다.
반면 현대차는 도요타 리콜 사태에 이어 이어진 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하는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이 부진한 덕에 반사 이익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 및 미국 자동차회사 역시 현대차의 역동성을 따라가지는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일본 대지진과 신차 효과 등 대내외적인 환경이 우호적으로 형성되면서 깜짝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1~3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판매 성적을 거뒀다.
반면 LCD업계는 울상이다. 가격 하락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하락은 LCD부문의 여파가 가장크다. 지난해 1분기에 7890억원의 흑자를 낸 LG디스플레이 역시 4분기에 이어 이번 1분기도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 점유율 등 자체 경쟁력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높지만 TV시장 부진 등 시황 자체가 워낙 좋지 않아 좋은 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