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기아차에 따르면 K5는 지난달 중국에서 2135대가 판매되며 기아차 중형 세단 중 역대 월 최다 판매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더욱이 이는 출시된 지 2개월 만에 세운 기록이어서 주변을 놀라게 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K5의 질주는 놀랍다. 올 3월 미국에서 K5는 모두 6709대가 팔려나갔다. 지난 2009년 8월 미국 정부가 시행한 폐차 인센티브 덕에 옵티마(한국명 로체 이노베이션)가 7461대의 판매고를 올린 이후 1년 7개월만에 최고 기록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로체의 기록은 정부 정책에 힘입은 결과였던 반면 지난달 K5는 물량이 없어서 더 판매하지 못한 결과여서 9월 현지 생산이 시작되면 월 최고 기록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기세가 만만치 않다. 수출물량 확보에 대한 부담으로 작년 12월 이후 올 2월까지 월 6000대 수준에 머물렀던 K5 내수는 시간당 생산대수(UPH) 상향조정 덕에 생산이 늘면서 지난달 7627대까지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신형 쏘나타 판매량 7867대와의 차이는 240대에 불과했다.
하반기 미국 현지생산이 시작돼 미국으로의 수출물량 중 일부를 국내로 돌리면 쏘나타를 따라잡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임을 엿보게 한다. 이를 입증하듯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쏘나타와의 경쟁에서) 결국은 K5가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K5의 앞길에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노조의 반발이 가장 큰 난제다. 금속노조 기아차 지부는 사측이 노조와 합의 없이 K5를 중국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는 것은 단체협약 위반이라며 이삼웅 기아차 사장을 고소ㆍ고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이 시작되면 이 역시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 사측은 “노조가 무조건 K5의 해외생산을 반대할 것이 아니라 수출로 인해 생산이 국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 상황을 이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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