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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기금 의결권 강화, 시민단체ㆍ학계 ‘환영’. 다만 “관치는 지양해야”
미래기획위원회가 공적 연기금이 보유한 주주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정책 건의를 발표한 데 대해 시민단체와 학계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투명한 운영 ▷정부의 지나친 기업 경영 간섭 지양 등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건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경제정책팀 부장은 “공적 연기금이 기업의 지분을 많이 차지하면서도 의결권을 활발히 행사한 적이 없다. 재벌 등 기업 총수에 소유권이 집중된 대기업의 경우는 특히 주주가 회사를 감시하는 기능이 활성화 돼야한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부장은 “기관투자자가 이사회나 주주총회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이 기업총수나 재벌일가에 의해 기업이 좌지우지 되는 지금의 상황을 만든 원인 중 하나”라며 공적연기금의 주주권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결권 행사뿐만이 아니라 경영자 정례 협의를 활성화 하는 등 기관투자자와 경영진의 사전적 협의 증대 등 폭넓은 주주권 강화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경제학과 교수)은 “보팅라이트(voting right)는 일부에 불과하다. 더 중요한 것은 기관투자자가 경영진과 의견을 교환하고 개선 대책을 협의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회사 지배구조문제가 이슈로 등장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이 피투자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은 글로벌 추세”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소액투자, 단기투자, 피투자회사와의 직간접적 이해관계 등으로 인해 이제껏 의결권을 제대로 행하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라며 “한꺼번에 벗어나긴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국민연금에서 적극적인 주주권 강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 내야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김 소장은 “국민연금법 개정을 통해 국민연금의 독립성을 강화해야한다. 지배구조를 개편해 기금운용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인 과제”라고 지적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의결권 행사가 되레 기업에 대한 정부의 간섭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가 국민의 돈인 국민연금을 이용해 사기업을 공기업화해 지배권을 강화하는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의결권을 중립적으로 행사해야한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ssujin84>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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