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서 인력 빼가기 이어
반값 출혈경쟁 고사 위기
대기업들이 LED조명사업을 확대하면서 중소 LED업체들이 인력유출로 휘청거리고 있다. 기술인력에 이어 최근에는 영업ㆍ수출인력까지 스카우트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고 관련업체들은 전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ED 조명업체들 사이에 ‘인력 빼가기’ 문제로 대ㆍ중소기업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한 중견 LED업체는 핵심 연구개발 및 기술 인력의 절반 가량이 최근 1년 새 유명 대기업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이는 대기업들이 앞다퉈 LED조명사업을 강화하면서 인력수요가 커지자 손쉽게 중소기업에서 경력사원을 흡수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대기업들의 제품 출시가 본격화하자 중소기업 영업인력에도 손을 뻗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차로 중소기업간 인력 빼가기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D사의 임원은 “인력유출은 몇 퍼센트(%) 비중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중소기업은 핵심인력 1, 2명만 나가도 회사가 휘청거릴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 인력수요가 많아지자 현재 헤드헌터들이 중소업계 전체를 들쑤시고 다니는 형국”이라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소기업 간에도 연봉을 높여주며 인력싸움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수 년전 디지털TV 경우처럼 관련 중소기업들은 조만간 모조리 고사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LED조명 역시 예전 디지털TV 산업처럼 중소기업 인력유출→가격 출혈경쟁이라는 절차를 밟는 중이다.
특히 대기업의 1만원대 제품〈사진〉 보급이 본격화할 경우 ‘문닫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때문에 현재 600여개에 이르는 LED 조명업체들은 1, 2년 내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P사 관계자는 “LED조명은 대기업들이 큰 투자비 들이지 않고도 손쉽게 진출이 가능한 분야”라며 “우선 대기업 자체 수요만 해도 적게는 수 십억원에서 많게는 수 백억원어치 규모에 달해 중소기업이 경쟁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중소업체들은 공장등, 온실등, 항만작업등 등 특화된 제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틈새시장형 제품이 대상이다.
한편 최근 삼성에 이어 LG도 상반기 중 1만원대 LED 백열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LED 조명시장의 본격적인 개화와 함께 업계 구조조정 효과로 국제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란 긍정적인 분석도 내놓고 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