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 전부처 감사관 소집…국토부 향응연찬 강한질책
국토해양부가 하천협회로부터 1억7000만원을 거둬 평일인 목ㆍ금 연찬회를 개최한 데다, 소속 직원 17명이 업체로부터 나이트클럽 향응을 제공받다가 적발된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강력한 공직기강 확립에 나섰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15일 낮 서울 삼청동 공관에서 37개 중앙 부처 감사관들을 전원 소집, 저축은행 비리 사태와 국토부 향응 수수 등 최근 불거진 일련의 공직기강 해이 사건에 대해 강도 높은 질책과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김 총리는 특히 대통령이 공정사회를 외치며 연일 부정ㆍ부패척결을 천명하고, 대ㆍ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동안 뒤에서는 영세업체가 갹출한 자금으로 연찬회와 향응비로 쓴 데 대해 충격을 받고 크게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는 특히 각 부처의 자체 감사가 취약하다고 보고 감사관들의 감시감독 강화를 지시하는 한편 비리 공무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에 대해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국토해양부 수자원정책국은 지난 3월 30일~4월 1일 제주도에서 ‘자연친회적 하천관리 연찬회’를 개최한 후 직원 17명이 관련 업체들로부터 나이트클럽과 고급 술집에서 접대를 받다가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 관계자는 “제주도 연찬회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사찰을 나갔는데 렌터카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술판을 벌이는 등의 문제점이 추가로 적발됐다”고 말했다. 총리실은 연찬회에 등록신청을 한 600명 중 실제 참석한 이는 수십 명에 그쳤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적발된 국토부 직원 17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으나 국토부는 주의를 주는 선에서 마무리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관가에서는 “연찬회와 간담회는 보통 금요일 오후 또는 토요일에 한다”면서 “청와대는 물론 삼성그룹까지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한심한 공무원들”이라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