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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경찰청 책에 소개된 ‘인육사건’… 진짜 있던 사건?
북한 사회 내 황당한 범죄 유형과 그에 따른 처벌지침이 담긴 문서가 일부 언론에 공개됐다.

탈북자 구출사업을 하는 갈렙선교회는 2009년 6월 당시 우리의 경찰청에 해당하는 북한의 인민보안성(현 인민보안부) 출판사가 발간한 것으로 돼 있는 791쪽 분량의 ‘법투쟁부문 일군들을 위한 참고서’를 입수했다며 19일 일부 언론에 공개했다.

이 책에는 형법과 민법, 형사소송법 등과 관련된 721건의 실제 사건들을 예로 들며 범죄자를 어떻게 처벌해야 하는지를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소개된 721건 중에는 식량난으로 인한 범죄가 가장 많아 최근 북한 내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참고서 머리말에는 ‘인민보안사업 과정에서 실재한 사건, 사정들과 있을 수 있는 정황에 기초했다’고 적혀 있다.

▶진짜 사람고기 먹었다= 책에는 그동안 탈북자 등의 입으로만 전해지던 각종 사건·사고들이 구체적인 예시로 나와 있었다.

소개된 사건 중에는 산업재해로 불구가 돼 경비원으로 일하던 한 남성이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동료를 도끼로 살해한 뒤 사체 일부는 자신이 먹고 일부는 시장에서 양고기로 속여 팔다 적발된 사건도 있었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북한 내 인육 사건이 실제로 책자에 소개된 것이다.

이 책에는 또 트럭을 얻어탄 한 노인이 비를 피하려 트럭에 실려 있던 관속에 들어간 뒤 비가 그쳤는지 확인하려고 손을 내밀었다가 이를 보고 시체가 살아난 줄 알고 놀란 소년 2명이 차 밖으로 뛰어내려 1명이 사망했다는 사례도 있다.

또 정신병에 인간의 뇌가 좋다는 소문을 듣고 부하직원에게 시켜 이를 구했으나 알고 보니 사람이 아니라 개의 뇌였다는 사건도 소개됐다.

아파트를 개축하려고 4층에 모래와 시멘트 3톤을 쌓아뒀다가 아파트가 무너져 13명이 숨진 사고 등 어처구니없는 일들도 부지기수였다.

딸만 셋을 낳은 한 여성이 넷째마저 장애 있는 딸인 사실을 확인하고는 굶겨 죽였다는 내용도 있는데 자료는 ‘불순한 목적이 없는 영아살인은 사회적 위험성이 없기 때문에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는 황당한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식량난이 범죄의 원흉= 전과는 다르게 북한 인민들이 정부를 상대로 대범한 움직임을 보인 사례들도 감지된다.

인민보안서 일꾼들이 시장 판매금지 품목을 단속, 물건을 압수하자 주민 20여명이 몰려가 당국의 책상을 뒤엎고 의자를 부수는 등 난동을 부린 사례가 소개돼 있다. 당국의 단속으로 먹고살기가 어려워진 시장 상인들이 단속원들에게 술을 뿌렸다는 내용도 있다.

식량난뿐 아니라 원자재난도 심각해 종이 부족으로 학생들이 사용할 학습장을 찍어내지 못하거나 유리공장이 유리가 없어 암시장에서 쌀과 유리를 교환하기도 했다.

자료에는 한 미술원이 1000원권 화폐 100장을 그려 지폐의 일련번호를 새긴 뒤 어두울 때 시장 등지에서 장사꾼에게 물건을 사는 방법으로 유통시켰다는 내용이다. 주민 2명이 4년 동안 최고액권인 5000원권 2400장과 휘발유표(휘발유 교환권) 490장 등을 위조해 주요 도시와 군에 유통시킨 사건 등도 들어 있다.

마약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약학대학 한 교원이 자기집에서 마약생산 원료를 구입해 ‘빙두’ 혹은 ‘아이스’로 불리는 히로뽕류 마약 500g을 만들어 팔다가 적발되고, 8000달러를 주고 산 마약 1㎏을 국경지대에서 1만2천달러에 팔아 큰돈을 버는 등의 사례도 소개됐다.

한국을 비롯한 외부세계의 문화가 암암리에 퍼지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임을 뒷받침해주는 사례들도 꽤 있다.

한 주민은 자기집에 CD 복사 설비를 갖춰놓고 화교로부터 한국 등 다른 국가에서 제작된 영상물이 담긴 CD를 구입, 복사해 팔았다는 사례도 소개됐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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