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돈육 전성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구제역으로 국내산 돼지고기 공급이 큰 타격을 입자 수입돈육이 저가 전략을 구사하면서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산 삼겹살 판매 가격이 100g에 2000원대 후반을 돌파하면서 외국산의 소비가 작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가 올해 상반기 판매한 전체 돼지고기 가운데 외국산의 비중은 7.7%, 삼겹살 매출을 기준으로는 18.6%에 달했다. 작년 동기의 0.8%와 1.6%에 비하면 10배 안팎으로 외국산 돼지고기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100g당 판매가격이 1000원대 후반에서 2000원대인 수입산 쇠고기도 작년보다 28.9%나 판매가 늘었다. 한우 소비 역시 늘었지만, 증가율이 20.3%로 수입 쇠고기에는 미치지 못했다. 롯데마트에서도 외국산 돼지고기 판매가 작년보다 많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작년에는 전체 삼겹살 판매량 가운데 수입육의 비율이 1∼2% 정도라서 외국산은 구색을 갖추려고 두는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그 비율이 10%에 육박했다”며 “외국산을 의식적으로 찾는 고객이 늘어나 물량을 더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부터 전국을 휩쓴 구제역으로 국산 돈육 공급이 크게 줄었고 이 때문에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삼겹살을 비롯한 돼지고기는 서민이 즐겨 찾는 식품이라서 수요가 가격에 매우 민감해 결국 소비자 다수가 가격을 이유로 외국산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돈육 가격 안정을 위해 수입 돈육 13만톤에 대해 올해 말까지 할당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여기에 한-EU FTA 발효를 계기로 돈육 수출국들이 공세적 수출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국산 돈육의 입지는 앞으로 더욱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전날부터 네덜란드산 돼지고기를 100g당 1150원과 1180원에 팔기 시작했다. 이마트는 이달 중순부터는 벨기에산 돈육까지 판매하기로 하는 등 대형 할인매장도 소비자의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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