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가 천연 방파제를 깎고 건설돼 지진에 따른 쓰나미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월 11일 지진해일에 파괴돼 전세계를 방사능 공포에 몰아넣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가 착공 당시 천연 방파제를 깎아내고 해발 10m 높이에 건설됐다며, 이로 인해 15m 높이의 해일을 이겨내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전했다. 저널은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 도쿄전력이 1967년 일본 정부에 원전 건설을 위해 제출한 신청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건설 신청서에 따르면, 원전 부지의 해발 표고가 35m였지만 25m 높이의 지표를 깎아내 발전소는 해발 10m 높이에 자리 잡았다. 도쿄전력은 지하의 암반 위에 직접 원전 건물을 배치함으로써 지진에 대한 안전성을 높이고, 바다로부터 필요한 자재·장비의 수송을 쉽게 하며 냉각수 순환을 원활히 하는 등의 이유로 원전 부지의 표고를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신청서에서 해일에 대한 언급은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에 반해 후쿠시마 제1원전과 해안선을 따라 나란히 자리잡은 후쿠시마 제2원전과 오나가와(女川) 원전은 1970년대에 건설될 때 상대적으로 해발 표고가 높은 부지에 지어졌으며, 이는 지난 3월 지진해일이 덮쳤을 때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입지 않은 배경이 됐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조사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오이케 가즈오 전 교토대 총장은 이에 대해 “사람들이 ‘땅을 뜯어고친다’는 개념에 매료됐던 고성장 시대의 전형적 행동”이었다고 분석했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원전 부지의 높이 문제가 “여러 요인 중 하나였지만 유일하거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며 “중요한 것은 원전이 암반 위의 튼튼한 기초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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