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이하 현지시각) 백악관에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나기로 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7개월 만이다.

하지만 중국은 이같은 회동 예정 소식에 발칵 뒤집혔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과 미국 주재대사는 즉각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백악관은 15일 성명을 통해 이같은 회동 예정 사실을 밝힌 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회동에서 달라이 라마 측 대표와 중국 정부 사이의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지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또 “이번 회동은 오바마 대통령이 티베트 민족 고유의 종교와 문화, 언어적 정체성 보전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날 성명은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의 압박에 굴복해 티베트의 지도자를 만나지 않는다는 미 의회 의원들과 인권운동가들이 비난 이후에 발표된 것이다.

다만 백악관은 중국의 반발을 고려해 지난해 2월과 마찬가지로 오바마 대통령과달라이 라마의 회동장소를 집무실인 오벌오피스가 아닌 맵룸(Map Room)으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이에 반발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부처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달라이 라마의 회동 계획에 대해 “엄중하게 항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미국은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라는 점을 인정한다는 진지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우리는 어떤 형식이든 외국 정치인이 달라이 라마를 만나는 것에 단호하게 반대하며 이런 행위는 양국관계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 정례브리핑 등을 통해 외국 정부나 정치인들이 달라이 라마의 ‘분리주의 작태’를 거들어서는 안된다면서 미국 정부에 달라이 라마를만나지 말 것을 강하게 요구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2월18일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달라이 라마와 1시간 넘게 비공개 만남을 강행했고, 중국은 즉각 성명을 내며 반발한 바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달라이 라마는 ‘카라차크라’라는 대중 불교 의식을 열기 위해 지난 5일부터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 중이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