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7일 전력가격과 법인세 비율 등 ‘6중고(重苦)’ 때문에 한국에 자동차ㆍ조선ㆍ전기 분야에서 세계 시장의 점유율을 뺏기고 있다고 위기감을 표시했다.

신문은 우선 한일 기업 간의 분야별 경쟁 실태를 소개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현대ㆍ기아자동차의 1~6월 미국 시장 점유율이 9%까지 늘어나 도요타자동차(12.8%)와 혼다(9.6%)를 맹추격했다. 유럽 25개국에서는 현대ㆍ기아차의 1~6월 신차 판매 점유율이 4.7%로 도요타자동차를 0.7%포인트 웃돌았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일본의 자유무역협정(FTA) 교섭이 늦어진다는 점이 일본 기업에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자동차공업회에 따르면 일본이 FTA나 경제자유화협정(EPA)을 체결한 멕시코나 아세안(ASEAN) 등의 자동차 시장 규모가 810만대에 불과한 반면, 한국은 유럽연합(EU)이나 미국, 인도 등 시장 규모가 4100만대에 이르는 국가들과 FTA를 체결했다.

조선업 분야에서도 한국이 일본을 압도했다. 삼성중공업은 환율상의 이점을 무기로 올들어 수요가 늘어난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선 14척을 수주했고 해저 유전의 개발에 사용하는 시추선 10척을 수주했지만, 일본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은 일본 기업으로부터 1척을 수주했을 뿐이다. 현재 환율이라면 같은 선박을 수주해도 일본 기업의 수주 가격이 한국보다 30% 정도 비싸다는 것이 큰 약점.

일본이 앞선 사무기기 분야에서도 후지 제록스나 리코, 캐논 등 일본 기업이 매출액 상위를 차지했지만, 출하 대수에서는 삼성전자가 1위로 올라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기업이 한국에 밀리는 이유가 6중고 탓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산업용 전력가격이 일본의 40%에 불과하고, 법인세 실효세율도 일본이 40%인 반면 한국은 24%에 불과하다는 것. 게다가 엔고, 온난화 가스 감축 부담, FTA 체결 지연, 제조업의 고용형태를 둘러싼 규제 강화 등이 겹쳐 일본 기업이 밀린다는 것이다. 신문은 “전력 부족이 장기화하면 일본 기업은 한층 더 어려운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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