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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重을 어찌하리오…홍준표·손학규의 같은 ‘두통’
각 당내 의견들 중구난방

입장표명 종용 ‘고민 또 고민’


홍준표ㆍ손학규 여의도의 두 대표가 한진중공업으로 연일 고민하고 있다. 경영진, 노조 어느 한 쪽의 손을 시원스럽게 들어줄 수 없는 한진중공업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을 연일 종용받고 있지만, 원론적인 답변밖에 할 수 없는 답답함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한진중공업 문제에 대해 얼마전에 보고를 받았다”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농성하고 있는 10년 전 해직자 편을 들어주기도, 또 3년간 배 한 척 수주 못한 오너의 무능함을 대량 해고로 만회하고자 하는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줄 수도 없는 답답함을 표현한 것이다.

이와 관련, 홍 대표의 한 측근은 “답을 못 찾고 고민만 계속하고 있다”며 “어떻게 당내 의견을 수렴할지조차 고민스럽다”고 어려운 현 상황을 설명했다. “당이 나서 농성을 그만두게 해야 한다”는 김형오 의원부터, “한진중공업 회장을 청문회에 세우자”는 정태근 의원, 거기에 “중립적으로 원리원칙에 맞게 처리해야 한다”는 조선왕 정몽준 전 대표까지 제각각인 한나라당의 여론도 홍 대표의 결심을 어렵게 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문제로 머리아프기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도 마찬가지다. 손 대표는 지난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진중공업 사태 대처와 관련, “책임정당ㆍ수권정당으로서의 위상은 염두에 둬달라”며 “강하지만 절제된 투쟁, 선명하지만 균형감을 잃지 않는 투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애매한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여야 대표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무능한 경영진, 정치 투쟁 일변도의 상급 노조, 경기 변동에 취약한 조선업이라는 복잡한 실타래가 한진중공업 사태 속에 숨어있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나 노사 상생 같은 단어는 무시한 채 정리해고에 급급했던 조남호 회장과 경영진, 또 일선 노조가 회사와 타협을 마무리하고 현업에 복귀한 마당에 느닷없이 10년 전 해고자를 앞세워 시설물을 점거하고 정치투쟁에 나선 민주노총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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