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집에 살며 일제 중고 승용차를 타고 다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부자’로 불리는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 그러나 그는 미국 뉴저지 주 뉴어크지역의 공립학교를 위해 1억 달러를 선뜻 내놓는 기부왕이다. 그의 페이스북 관심사 코너에는 ‘미니멀니즘(장식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최소한으로 표현한 양식)’과 ‘욕망자제’가 게시돼 있다. 이처럼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젊은 사업가들이 스포츠카나 요트, 호화저택을 마다하고 검소하게 자신의 철학을 따라 삶을 추구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2009년 자신이 창업한 개인재정상담 사이트 ‘민트닷컴’을 1억7000만달러(한화 1796억원 상당)에 매각하고 현재 금융소프트웨어기업 인튜이트의 최고 경영자로 일하는 아론 패처(30)는 실리콘밸리 내 팔로알토 지역에서 600평방피트(56㎡상당) 크기의 방 1개짜리 소형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아파트 내 가구라고는 오래된 소파와 TV세트뿐이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신발은 물려받은 39년된 갈색 가죽 구두이며 평소 12달러짜리 이발소를 이용한다. 그는 최근 일제 SUV를 2만9000달러에 구입했지만 직전까지 주행기록이 15만마일(24만1천㎞)인 1996년형 포드 승용차를 몰았다.
마크 저커버그의 하버드대 동창인 세계에서 가장 젊은 억만장자 더스틴 모스코비츠도 대형 저택을 마다하고 샌프란시스코에서 80만달러(한화 8억4000만원 상당)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는 자신이 창업한 비즈니스용 소셜네트워크 소프트웨어업체인 ‘아사나’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항공여행 때도 일반석을 이용한다. 하지만 자신이 만든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돈은 아끼지 않고 있으며 저커버그와 마찬가지로 생전에 자신의 부를 모두 희사하겠다고 약속했다. 모스코비츠는 “물질이 행복을 가져다줄 수 없다”며 “명품 등을 갖고 있는 나를 상상해 봤지만 이것들로 인해 보다 의미있는 삶을 살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신문은 실리콘 밸리에서 성공의 척도는 어떤 기업을 창업했는지에 대한 것이지, 그들이 무엇이 샀는지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원인 앨리스 머위크는 “일각에서 이들의 이 같은 행동이 일반 대중들의 관심 등을 감안해 연출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연기가 아니다”라면서 “이들이 신분상승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찾는 방식이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스토리지업체인 드롭박스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드루 휴스턴은 ”최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것보다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대중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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