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국가에서는 처음으로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 열리는 ‘케이팝(K-POP)’ 경연대회에 신청자가 대거 몰렸다. 북아프리카는 물론 중동 전역에서 한국 문화를 주제로 한 경연대회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주이집트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오는 28일 카이로 마아디 지역에서 열릴 제1회 케이팝 한국노래자랑대회에 30개팀, 40명이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참가자 대다수는 이집트 대학생이며 현직 의사와 회사원, 대학원생 등도 포함돼 있다. 한국어를 배운 적이 전혀 없지만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 음악광이 된 참가 신청자도 있다. 대사관 측은 참가 신청자가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자 25일 예선을 거쳐 28일 본선에 진출할 15팀을 가릴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한국 음악을 선호하는 이집트 현지인들이 지속적으로 케이팝에 관심을 두도록 유도, 음악을 통해 한류를 더욱 확산하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또 중동의 맏형 역할을 하는 이집트가 다른 아랍 국가보다 인터넷 인프라가 비교적 잘 구축돼 있고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은 점도 경연대회지 결정에 고려됐다. 주 이집트 한국대사관의 박재양 문화홍보관은 “이번 케이팝 경연대회가 호응을 얻으면 다른 아랍 국가에서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집트에서는 2004년에 드라마 ‘가을동화’와 ‘겨울연가’가 현지 방송을 통해 방영된 이후 한류 바람이 계속 불고 있으며, 2008년에는 미니시리즈 ‘내 이름은 삼순이’가 이집트 시청자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었다. 이집트 명문 아인샴스대에는 2005년 한국어과가 개설된 이후 2006년부터 매년 열리는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호응을 얻고 있다.
오세종 아인샴스대 한국어학과 교수는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이집트에서 처음 개최되고나서 지금은 모로코와 튀니지, 요르단에서도 같은 대회가 열리고 있다”며 “이번 케이팝 경연 대회를 통해 한국 문화가 아랍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얼마나 인기가 있는 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