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2살 대학생인 로렌 리지트는 ‘쿠폰광’이다. 그가 쿠폰 사용에 열을 올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TLC 케이블 텔레비젼에서 쿠폰을 놀랄 정도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를 소개하는 리얼리티쇼 ‘익스트림 쿠포닝(Extreme Couponing)’을 본 뒤부터다.
로렌은 쿠폰 사용으로 263달러가 50달러로 줄어드는 첫 경험을 하고는 희열을 느꼈다고 한다. 현재 로렌의 가족은 쿠폰 사용으로 월 400달러에 달하던 식료품 지출을 100달러로 줄였다고 한다.
두루마리 휴지가 288개, 토마토 소스 80병, 남성용 샤워제품이 40개 등 로렌의 집은 마치 유사시를 대비해 사재기를 해 놓은 듯한 모습이라고 한다.
로렌은 “친구들이나 식구들 중에는 일종의 중독이라고 하는데, 그건 아니다”라면서 “(쿠폰) 덕분에 공짜로 받은 치약 샴푸들이 많아서 한동안 돈을 주고 사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했다.
CNN머니는 최근 이같은 로렌의 사연을 전하면서, 미국의 쿠폰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 실태를 보도했다.
CNN머니는 “이같은 쿠폰 사용은 경제가 악화된 3년 전부터 시작됐다”며 그러나 평생 쓰지 않을 물건을 카트에 주워담는 광적인 쿠폰 사용도 많다고도 지적했다.
쿠폰 프로세싱 업체인 인마(Inmar)에 따르면 지난 2009년에는 쿠폰 사용이 전년보다 27%나 급증했다. 그리고 높은 실업률이 지속되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쿠폰 사용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테파니 넬슨은10년 전 무료 사이트 ‘쿠폰맘닷컴(CouponMom.com)을 시작했다. 2008년 20만명이던 회원은 현재 470만명으로 급증한 상태다. 하루 접속자도 지난 12월 3만5000명에서 17만5000명으로 껑충 뛰었다.
이같은 관심 역시 ‘익스트림 쿠포닝’ 프로그램 덕분이다. 스테파니는 “쿠폰 사용을 창피하게 생각했던 사람들도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그래 나도 해 보자’라고들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라고 밝혔다.
행동경제학자인 댄 아릴리(Dan Ariely)는 “사람들은 쿠폰을 들고 물건을 사러 가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구두쇠(penny pincher)’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여긴다”면서 “그건 맞다. 하지만 나처럼 쿠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그루폰이 해낸 일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윤희진 기자/jj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