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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수해 손익계산서’ 주판알 튕기는 여야
중부권에 쏟아진 600㎜가 넘는 물폭탄으로 인한 수해로 국민들은 고통에 신음하고 있지만 여야는 벌써부터 ‘정치손익계산’에 주판알 튕기기에 여념이 없다.

우선 다음달로 예정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놓고서 민주당은 이번 수해가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호기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서울지역의 물난리를 오세훈 시장의 ‘인재(人災)’로 규정, 오 시장과 서울시를 상대로 국회 차원의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 서울시가 디자인수도서울사업과 주민투표에 예산을 집중하는 바람에 수방(水防)대책에 문제점이 생겼다는 식으로 공세를 퍼부을 태세다.

손학규 대표는 29일 중앙당사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피해는 가시적인 업적을 위한 자연파괴 때문에 생긴 인재”라며 “정부는 책임있는 자세로 생명과 안전을 경시한 실적주의가 이렇게 큰 피해를 가져온 데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번 피해를 두고 ‘오세훈 인재’라는 말이 있다”며 “한강 르네상스 등 전시행정에만 치중한 결과 서울디자인 거리 30곳 중 26곳이 물이 스며들지 않는 화강암으로 써서 재난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은 이번 피해가 한나라당 강세지역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다는 것을 두고도 내년 총선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하는 눈치다.

주민투표와 관련, 김기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지금은 수해 복구에 혼신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할 여유가 없다”면서도 “(주민투표가) 서울시장 업무라 당에서 주도적으로 개입할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의사일정 합의에 난항을 겪고 있는 8월 임시국회와 관련, 한나라당에서는 이번 수해로 국회 소집에 부정적이었던 민주당이 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민주당은 여전히 대학등록금 완화법안 처리 약속을 소집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여론이 높아질 경우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순 없을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이명규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수해로 국민들 고통이 심하고, 심지어 수십명의 시민들이 돌아가셨는데 국토위와 행안위를 시급히 열어서 피해대책을 논의해야 한다”며 “이번 수해로 야당도 (소집을) 고민을 안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애초 여야가 8월 국회를 합의한 것이 반값등록금 때문이었는데 여당에서 (반값등록금을) 안하겠다고 하니까 우리 입장에서는 (개최가) 무색해진 것”이라며 “수해 피해 대책을 여야가 논의해야겠지만 논의가 자꾸 다른 쪽으로 흐르니까 문제”라고 밝혔다.

<서경원ㆍ양대근ㆍ손미정 기자@wishamerry>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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