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남북 비핵화 회담에서 북측이 핵 프로그램 폐기를 전제로 경제지원을 하겠다는 남측 제안을 거절했다고 위성락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전했다. 북한은 추가 회담 일정을 잡자는 남측의 제안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 본부장은 지난 29일 서울에서 일부 외신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위 본부장은 지난 22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린 발리에서 6자회담 남측 수석대표 자격으로 북측 수석대표인 리용성 외무성 부상과 만나 2시간 가량 회담했다.

당시 회담은 남북경색 국면에서 열린 첫 남북 비핵화 회담으로 큰 주목을 받았으나 위 본부장은 “북측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 회담이 북한이 6자회담에 참석하도록 하기 위한 첫번째 단계”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부는 그동안 남북대화, 북미접촉을 거쳐 6자회담으로 가는 ‘3단계 접근법’을 주장해 왔으며, 실제로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 1부상이 28~29일 미국 뉴욕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이끄는 미 대표단과 북미 고위급 회담을 했다.

그는 북미회담에 대해 “놀라운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라면서 “우리는 지금 새로운 대화국면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현태 기자/pop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