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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 인사가 ‘망사’ 될라
출범 한 달을 맞은 홍준표 대표 체제의 한나라당이 인사 잡음으로 연일 시끄럽다.

호남을 배제한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방침에 친박계가 정면 반발하는가 하면 원외 인사로 채워진 재외국민위원장도 복수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주 인선을 놓고 홍 대표와 최고위원 사이에서 갈등을 빚었다. 최근 수해로 갈등이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또다시 고개를 들 것이란 데 이견은 없다. 한나라당은 매주 월요일 예정된 최고위원회의도 건너뛰었다.

홍 대표는 지난달 29일 회의에서 인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호남 배려 대신 전략적인 충청권 몰아주기라는 홍 대표의 카드에 일부 최고위원과 친박계 인사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인사는 마무리되지 못했다.

홍 대표의 핵심 측근은 “지역을 배려한다고 표가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농촌 전문가를 임명해 한ㆍ미 FTA 등으로 이반된 농촌의 민심을 잡으려는 게 홍 대표 생각”이라고 전했다.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거론된 배경이며, 지역이 아닌 직능대표가 적격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호남 출신 비례대표이자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광주 지역구 출마를 선언하면서 “지명직 최고위원직을 신설해 최초로 호남 출신 최고위원을 지명했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만 6차례 방문하는 등 국민통합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온 박 전 대표의 노력을 한꺼번에 뒤집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남경필 최고위원도 “당의 큰 방향이 호남에 대한 배려였고, 대표가 당의 총의없이 이를 바꾸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총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선도 있고 그동안 해온 역사성도 있기 때문에 의원총회에서 총의가 모여야만 변경할 수 있다”고 홍 대표의 결정에 반발했다.

홍 대표 다른 측근은 “다음주 인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홍 대표가 호남인사를 배려하는 쪽으로 가지 않겠나”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재외국민위원장 자리에 미국 시민권자인 남문기 전 미주한인총연합회 회장을 임명한 것도 논란의 대상이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원외는 물론 당직자도 아닌 분을 임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당내에서는 재외국민위원장을 복수로 가는 타협안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한 중진 의원은 “재외국민위원장을 희망하는 의원들이 다수 있다”며 “야당에서는 원내 인사가 나설 것 같은데, 이를 고려해서라도 원내 인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인사 잡음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 승리라는 단기 목표에 집착하고 있는 홍 대표와, 총선은 물론 대선까지 내다봐야 하는 친이 및 친박계의 시각차이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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